사회앵커: 권재홍,김은주

미국인과 결혼한 한국 여성 20만 절반이 이혼, 매춘 등[이우호]

입력 | 1998-08-22   수정 | 199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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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 않는 상처]

● 앵커: 6·25 전쟁 이후 20만명 가까운 한국 여성들이 미군 등 미국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남편에게 매를 맞다 못해서 이혼을 했고, 심지어 매춘까지 하는 가시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뉴욕 이우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특파원: 1953년 한국전쟁에서 돌아온 미군의 귀국선입니다.

미군 병사 존 모건과 전화교환원 출신의 영순 모건, 韓美 양국 남녀의 첫 공식결혼으로 기록돼 당시 미국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영순 모건처럼 지난 45년동안 약 20만명의 한국여성이 남편을 따라 기회의 땅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오늘 미국생활은 어떤가?

최근 뉴욕 맨하탄 뒷골목의 한 아파트에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많은 한국 여성들이 불법 매춘 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인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인 남편과 이혼한 뒤 마약소굴이나 정신병원을 전전한 여성들의 임시거처입니다.

미국에 온지 16년 됐다는 올해 44살의 나미란씨, 이혼 뒤 인신매매 조직한테 속아서 마약없이는 살 수 없는 매춘업소로 넘겨졌습니다.

● 남미란 (美 뉴욕 거주): 한 12년 정도 빠졌다가요, 이제 정신 차린지 얼마 안돼요.

● 특파원: 남씨의 지난날은 그러나 미국에서 그렇게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다.

● 여금현 목사 (뉴욕 '무지개의 집'): 50% 정도가 이혼하는 경험을 갖고 있지않나 싶고, 그 다음에는 정신질환을 얻거나 홈 리스가 되거나, 또는 매매춘으로들어가거나 범죄.

● 특파원: 미국 남성중에서 특히 주한미군과 결혼한 여성들의 이혼률은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플로리다와 텍사스, 뉴저지에서 잇따라 일어난 한국여성 살인사건의 범인은 모두 미군출신 남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불행했던 과거를 씻어버리기위해 택했던 국제결혼과 미국행, 그러나 지금은 양쪽 나라 모두로부터 버림받은 많은 여성들이 정신병원, 혹은 마약 소굴에서 질곡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MBC 뉴스 이우호입니다.

(이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