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권재홍,김은주

정력에 좋다는 철원 삼지구엽초 멸종 위기[김효엽]

입력 | 1998-08-29   수정 | 199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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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만 좋다면… ]

● 앵커: 한약 재료로 쓰이는 삼지구엽초라는 약초가 있습니다.

강원도 철원지방에서 나는 풀인데 최근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외지인들이 몰려와 뿌리째 뽑아 가는 바람에 인근 농가 수입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약초 자체가 멸종될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김효엽 기자입니다.

● 기자: 3개의 줄기가 다시 9장의 잎으로 뻗어있어 이름지어진 삼지구엽초, 강원도 철원지방이 자생지로 요즘 웬만한 한약에는 다 들어갈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구엽초 찾기가 산삼찾기 만큼이나 어려워졌습니다.

2, 3년 전만해도 삼지구엽초로 뒤덮이다시피했던 이곳은 이제 완전히 공터로 변해 버렸습니다.

정력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외지인들 때문입니다.

● 김영인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어디에 많다, 어떤 구역에 많다, 그러면 전부 다 뜯어 가는 거예요.

보시다시피 토요일, 일요일날 되면 산 옆에 차가 쫙 서 있어요.

● 기자: 줄기만 잘라 가면 이듬해 다시 자라지만 구엽초 생태에 대해 잘 알 리 없는 외지인들이 뿌리째 마구 뽑아가 멸종될 위기마저 맞고 있습니다.

이같은 극성은 안그래도 어려운 농가 부수입에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 원경숙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그것으로 대학 가르치는 분도 있고 그걸로 사시는 분도 있고, 또 생활에 보탬이 되시는 분도 있고 그렇죠.

● 기자: 이제는 휴전선 근처 철책선에서나 한 두개 볼 수 있는 삼지구엽초, 몸에만 좋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의 욕심을 피해 사람 손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고 있습니다.

● 김영인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저 혼자만 살려고 그러는 거죠.

혼자만 살고 산림에 대해서 보호를 안하고 무조건 채취하니까 나중에는 좋은 것도 못 먹고 구경도 못한다고요.

● 기자: MBC 뉴스 김효엽입니다.

(김효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