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정혜정

사고 속출 대한항공 조양호 사장 교체할 듯[이동애]

입력 | 1999-04-21   수정 | 1999-04-2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사고 속출 대한항공 조양호 사장 교체할 듯]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MBC 뉴스데스크입니다.

잇단 항공사고로 경영진을 교체하라는 압력까지 받고 있는 대한항공이 곧 조양호 사장을 물러나게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동애 기자입니다.

● 기자: 대한항공은 오늘 대책회의에서 조양호 사장을 교체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내일로 결정을 미뤘습니다.

대한항공은 오늘 사장교체 방침을 공식 부인할 정도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 경영인을 임명하라는 것이 청와대측 주문인 것으로 알지만 후임 선임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30년 동안 해온 일가족 운영 체제를 한꺼번에 바꾸기란 선뜻 내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대한항공은 외부의 압력으로 사장을 바꿀 수밖에 없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이 결국 화를 불렀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8월, 김포공항 활주로 이탈사고로 26명이 부상했을 때 대한항공 경영진들은 사고를 축소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 조양호(대한항공 사장): 경상자는 있을지 몰라도 부상자는 없고요, 인명 피해는 없습니다.

● 기자: 안전보다는 영리 위주의 경영 방침도 회사 부실에 한 몫 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항공 수요가 늘어나 비행기는 대량으로 들여왔지만 전문 인력은 이에 따르지 못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 퇴직 직원: 비행기 그만 사자고, 내용을 다질 때라고 회장에게 말했지만, 네 돈으로 사냐고 (응답했다)

● 기자: 더구나 IMF 체제를 겪으면서 안전 운항에 필수적인 조종사와 정비사를 대량 감축해 조직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정비사: 체크도 못하고 비행기 띄우는 마당에 사고가 안 날 수 있어요?

● 이중희(한국조종사협회 회장): 안전을 저해하는 조치가 있더라도 경우에 따라선 조종사가 감수하면서 뜰 수가 있었습니다.

● 기자: 조종사들의 안전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 김연명(교통개발연구원 박사): 조종은 잘 하지만 너무 자기 조종기술을 과신하는 바람에 어떤 주어진 절차를 체크리스트를 체크 안하고…

● 기자: 지난 2년간 일어난 사고 대부분이 조종사 과실과 정비 불량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것입니다.

이처럼 총체적 부실을 떠안고 있는 대한항공이 부러진 한 쪽 날개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지 사운이 걸린 시련을 맞았습니다.

MBC뉴스 이동애입니다.

(이동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