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이인용

[신창원 검거]탈옥 이후 일기장 공개.사회 불만 가득[홍길용]

입력 | 1999-07-19   수정 | 199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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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검거][탈옥 이후 일기장 공개.사회 불만 가득]

● 앵커: 신창원이 탈옥한 이후 자기 행적과 심경을 기록해 놓은 일기장이 오늘 공개됐습니다.

신창원은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다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불신과 불만을 이 일기에 쏟아놓았습니다.

홍길용 기자입니다.

● 기자: 908일간의 도망자 생활 중 심경과 은신 행각 등을 틈틈이 써놓은 신창원의 일기장입니다.

B5 용지 크기의 노트 세 권으로 전체 분량은 100여 쪽 가량이며, 내용은 크게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신창원은 날짜 등이 적혀 있지 않은 이 일기노트 첫 장에서, '과연 법이 만인에게 평등한가'라는 제목으로 모든 이들에게 법이 평등하게 적용 집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권력을 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합당한 처벌을 했느냐고 묻고, 죄를 뉘우치고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사형수들이 형장에 끌려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창원은 또 자신이 겪은 폐쇄된 교도소 내의 가혹행위와 각종 비리 등을 비난하면서 교도 행정의 문제점과 당국의 미흡한 개선 노력을 질타했습니다.

그는 이 밖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범죄와 그 문제점을 지적했고, 가난한 농가에서 4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나 암울했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신창원은 범죄자가 무슨 낯으로 이런 글을 쓰느냐며 일기를 쓰기까지의 많은 갈등이 있었음을 토로했습니다.

신창원의 글은 짧은 학력치고는 나름의 논리를 비교적 다양한 어휘로 표현했고, 맞춤법도 거의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궤변이 많았으며, 글 곳곳에서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는 흔적이 역력해 검거 이후를 의식한 대외용 일기로 분석됩니다.

MBC뉴스 홍길용입니다.

(홍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