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권재홍,김주하

서울시 한옥 문화재 관리 부실[최형문]

입력 | 2001-01-26   수정 | 200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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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받은 한옥]

● 앵커: 서울시는 보존 가치가 있는 한옥을 문화재로 지정해서 보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지정만 하고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아서 문화재로서의 역할은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최형문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시가 지난 77년 지방 민속자료 15호로 지정한 한옥입니다.

그러나 서너 해 전부터 보수는 물론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집안 곳곳이 훼손돼 있습니다.

노숙자들의 접근을 막겠다며 철조망을 쳐 놓았고 무너진 담장은 이렇게 합판으로 가려 놓았을 뿐입니다.

이 집은 1900년 무렵 완성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한옥으로 평가받는 서울시 문화재입니다.

● 주남철(고려대 건축과 교수): 과거에 안채와 사랑채를 한 평면 속에다 접목시킨, 상당히 중요한 그러한 전환점을 이루는 그런 주택건축이라고 할 수 있죠.

● 기자: 하지만 매입가격 등을 둘러싼 서울시와 소유주 간의 의견차이로 3년 넘게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 가옥관리인: 지정되면 개인적으로 많이 불편하다.

그러다보니 그런 문제도 생긴 거니까…


● 기자: 최근에서야 전통 찻집으로 개조하는 데 합의가 이루어져 최초의 근대 한옥은 원형의 일부나마 보존하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유일한 99칸 집인 윤보선가도 몸살을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재 주변 건축물에 대한 거리제한 규정이 풀리면서 바로 옆에 대형 건물이 들어서 전통 한옥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당국이 현실과 원칙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소중한 문화재들이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최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