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박광온,최율미

살신성인 일본 유학생 이수현[선동규]

입력 | 2001-01-27   수정 | 200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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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유학생]

● 앵커: 일본 유학 중인 한국 대학생이 술에 취해서 전철 선로에 떨어진 한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유학생의 의로운 죽음이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선동규 기자입니다.

● 기자: 어제 저녁 7시 20분쯤 퇴근길 승객으로 붐비던 도쿄 신주쿠 JR 신오쿠보역 구내.

일본인 37살 사 카모토 세이코 씨가 친구와 함께 플랫폼에서 술을 마시다 발을 헛딛으면서 철로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이때 한국인 유학생 26살 이수현 씨가 다른 일본인 한 명과 함께 세이코 씨를 구하려고 철로에 뛰어들었다가 막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3명이 모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씨는 고려대 무역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99년, 세상 보는 눈을 키우겠다며 휴학을 한 뒤 작년 1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아까몬카이라는 일본 학교를 다니고 있던 이씨는 어제 신오쿠보역 부근 한 카페에 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일본의 방송과 신문들은 이 씨의 사고 소식을 한국 대학생의 의로운 죽음이라며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또 동료 유학생들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한일 두 나라 간의 중개역을 하겠다던 이씨의 장래 희망이 꿈으로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선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