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권재홍,김주하

북한 아들, 딸 만나려 100살 넘게 살아온 할머니들[박광운]

입력 | 2001-01-30   수정 | 200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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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 노모의 눈물]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 30일 MBC 뉴스데스크입니다.

오늘 첫 소식입니다.

북에 있는 아들, 딸을 그리면서 100살 넘게 살아온 8명이 이번에 그 피붙이 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고령자는 106살의 할머니입니다.

박광운 기자입니다.

● 기자: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에 사는 올해 106살의 허은년 할머니

전쟁 직후 면사무소에 일이 있다고 나갔다 소식이 끊긴 아들 윤창섭 씨가 북에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합니다.

100세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유지해 온 어머니는 하루빨리 아들을 보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 허언년(106살,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오빠 살아 있다고 해서 얼마나 좋으셔?

좋지 많이 좋으셔?

많이 좋지.

● 기자: 1·4 후퇴 때 남쪽으로 피난하면서 8남매 가운데 큰딸 현성애 씨만을 북에 두고 온 102살의 서소 명 할머니도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별 당시 만삭의 몸이었던 큰딸이 북에 살아있다 는 것입니다.

딸과의 재회만을 간절히 기도해 온 지난 50년은 길고 긴 세월이었습니다.

● 서송명(102살, 의정부시 기능동): 잠깨면 또 보고 싶고…맨날 울어요.

● 기자: 103살 강인홍 할머니도 둘째 아들 강인수 씨의 소식을 반세기 만에 접했습니다.

지난 48년 제주 4.3 사건 당시에 형무소로 압송된 뒤 6.25전쟁으로 둘째 아들의 생사 여부조차 모른 채 살아왔습니다.

17살 때 헤어진 아들의 모습만을 간직해 온 강 할머니는 이제 70살 노인이 된 아들을 상상 조차 할 수 없습니다.

● 강인홍(103살, 제주시 봉개동): 우리 어머니 젊었을 때는 저렇지 않았는데 늙으시니까 참 그렇구나…하겠지

● 기자: 죽기 전에 아들, 딸을 꼭 만나겠다며 100살 넘게 살아온 할머니들

피붙이를 상봉하겠다던 꿈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박광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