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권재홍,김주하
몰래 버린 차 곳곳에 나뒹군다[임용순 김판석]
입력 | 2001-02-26 수정 | 200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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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곳에 나뒹군다 ]
● 앵커: 요즘 농촌이나 섬에 가면 몰래 버려진 차들이 많이 눈에 띱니다.
거의 모두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내다 버린 겁니다.
이 차들을 처리하는 게 보통 골칫거리가 아닌데 특히 섬 지역이 더욱 애를 먹습니다.
충주와 목포에서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쓴 승용차가 도로변에 버려져 있습니다.
번호판도 없고 값이 나갈만한 부품은 모두 뜯겨 나간 상태입니다.
● 인근주민: 이 차가 모르는 차인데 맨 날 여기 이렇게 있더라고…
● 기자: 이 차는 서울 번호판을 달고 있습니다.
버려진 차량의 절반 이상이 이처럼 외지에서 갖고 와 버린 것들입니다.
● 인근주민: 5월경이요.
5월부터 계속? 네, 5월부터 계속 지금까지…
버려져 있었다.
●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제천지역에서 이렇게 버려진 차는 160여 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2년 전보다 40%나 늘었습니다.
차 주인들이 밀린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내다 버린 것들입니다.
● 이성한(제천시 교통과): 작년 사례로 봐서는 한 90% 이상이 각종 체납세금이나 공과금 미납으로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기자: 차적을 조회해 봐도 이미 주민등록이 말소됐거나 거주지가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아 버린 사람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쩔 수 없이 차적을 말소하고 마는데 바로 이 점이 차 주인이 노리는 조치입니다.
● 목동균(폐차장 관계자): 채무자가 돈이 없었을 때 채권자가 가지고 가서 세금을 안 내고 타다가 사고가 났을 때 갖다 버리는 경우도 의외로 많습니다.
● 기자: 도시에서 내다버린 차들이 농촌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용순입니다.
● 기자: 전남 신안군 흑산도, 대형 트럭을 비롯한 버려진 차량들이 부두 주위에 널려있습니다.
해안이나 양식장 주변 같은 섬 지역 한적한 곳에서도 버려진 차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모두 외지인들이 차를 몰고 와 뭍으로 나가면서 버린 것들입니다.
섬 지역 주민들은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 최근 2∼3년 사이 버려진 차량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합니다.
● 최규덕(전남 신안군 압해면): 한 3년 됐을 거예요.
안 와요, 그리고 그 사람이 한 번 왔다가고는…
모르는 사람이 부속을 빼려 고 해요.
● 기자: 섬 지역 폐차처리는 육지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견인차에다, 뭍으로 실어 나를 선박까지 동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버린 차를 폐차 처리하기까지에는 많은 예산이 들어야 하는 섬 지역.
하지만 번호판이 없는 차는 아예 폐차장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고물상으로 넘겨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판석입니다.
(임용순, 김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