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박광온,최율미
강남 초등학생 과열 영어수업에, 아이들 싫증[고현승]
입력 | 2001-04-07 수정 | 200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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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가 싫어요" ]
● 앵커: 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내는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그러나 영어에 대한 지나친 부담으로 아이들이 영어를 지겨워하고, 그래서 그저 학원을 다닐 뿐 성적은 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고현승 기자입니다.
● 인터뷰: 학교 끝나고 나서 학원에 가서 영어 배우는 사람 한번 손 들어봐.
●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 시간씩 영어수업을 하고 있지만 이 반 학생 48명 가운데 단 1명을 빼고는 모두 영어학원에 다닙니다.
심지어 학교수업 외에 문법, 회화 등 전문 영어학원을 서너 곳씩 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외국인이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에서 아이들은 매일 단어와 문법시험을 보고 영작 숙제도 해야 합니다.
● 인터뷰: 50개요.
하루에 단어 50개씩 외워?
하루에는 아니고요, 월수금마다요.
단어를 못 외게 되면 어떻게 되니?
혼나요.
혼나고?
다시 외워요.
● 기자: 외국 원서가 대부분인 학원 교재 교과서보다 훨씬 수준이 높습니다.
● 인터뷰: 학교에서는 재미있게, 좀 쉽게 배우니까 그래도 할 만한데요.
학원에서는 조금 어렵게 배우니까…
● 기자: 과중한 학습부담 때문에 영어를 기피하거나 학원가기를 두려워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 인터뷰: 별로 그냥 큰 이유는 없는데 그냥 싫어요.
● 안수경(서울대치초등학교 교사): 어떤 아이는 선생님, 학원 좀 안 다니게 엄마한테 전화 좀 해 달라고 얘기하는 애도 있고…
● 기자: 영어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 가운데는 병원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 노경선(성균관대 소아정신과 교수): 아이의 두뇌가 지금 주어진 과제를 소화를 못 시킵니다.
그래서 피곤해진다든지, 짜증을 낸다든지, 신경질을 부린다든지…
● 기자: 부모들은 학원에만 보내면 영어실력이 늘 것으로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원만 겉돌고 있을 뿐입니다.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고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