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권재홍,김주하
120살 난 소, 안동 강성태씨 암소, 34년간 31마리 새끼 나[조동진]
입력 | 2001-04-17 수정 | 200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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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대들보 ]
● 앵커: 보통 소는 평생 동안 7, 8마리를 새끼를 낳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무려 31마리의 새끼를 낳은 소가 있습니다.
사람 나이로 치면 120살이 넘는 소입니다.
안동 조동진 기자입니다.
● 기자: 일곱 자녀를 키워 모두 도시로 떠나보낸 뒤 안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강성태 씨에겐 늘 곁을 지키고 있는 소중한 자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철도공무원을 그만두고 농사를 처음 짓기 시작할 때 만나 34년간을 함께 살아온 암소가 바로 그 자식입니다.
한우의 자연수명이 20년쯤 되니까 이 암는 사람 나이로 치면 120살 정도 되는 셈입니다.
● 김동수(안동시 축산계장): 이빨의 마모상태나 코로형태, 또는 피부의 상태 등을 종합해 봤을 때 한 30년 이상 된 것으로…
● 기자: 너무나 오랫동안 같이 살다 보니 소가 아닌 식구 같은 정이 들어버렸습니다.
● 강성태(경북 안동시 북후면): 부모보다 낫고 훨씬 나한테는 내 생명하고 똑같은데…
● 기자: 이 암소가 지금까지 낳은 새끼는 모두 31마리.
그 새끼들 덕분에 7자녀를 모두 공부시키며 키울 수 있었습니다.
어미 소는 지금도 논밭일을 도맡아 하고 있어 강 씨는 경운기가 없습니다.
일을 시작할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밭으로 나가고 일이 끝나면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이 할미소가 지금까지 끌고 다닌 달구지만도 10개가 넘습니다.
아직도 정정하지만 나이가 많이 든 탓에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암소와 건강하게 여생을 함께 하는 게 강 씨 부부의 작은 소망입니다.
MBC뉴스 조동진입니다.
(조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