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권재홍,김주하

박노항, 3년간 도피생활중 외출땐 여자로도 변장[금기종]

입력 | 2001-04-25   수정 | 2001-04-2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여자로도 변장 ]

● 앵커: 박노항 씨가 붙잡힐 때 얼굴마사지를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남자가 웬 마사지인가 하시겠지만 그가 외출할 때 여장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 금방 이해가 갑니다.

3년 간 누구의 도움으로 어떻게 도피생활을 했는지 금기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박노항 원사가 살던 집 거실에서는 여러 종류의 여자 화장품이 나왔습니다.

빨간색 여자 구두도 있습니다.

박 원사는 집 밖으로 나갈 때 추적을 피하기 위해 머리를 길게 기르고 화장까지 하면서 여자로 위장했다고 수사관들은 밝혔습니다.

방안에서는 무선호출기와 전자수첩도 나와 외부와 긴밀하게 연락한 흔적이 있었고 비상약도 준비돼 있었습니다.

해외도피를 준비한 듯 영어, 일어, 중국어 책도 눈에 띕니다.

박씨가 1년 넘게 숨어 지냈던 이 아파트는 박씨 누나가 지난해 2월에 전세계약을 맺었습니다.

전세금 1억 원은 박씨가 7,000만 원, 누나가 3,000만 원 정도를 보태 마련했습니다.

● 박 원사의 누나: 빌리기도 하고(박 원사가) 대고…

한 6,000, 7,000 더 됐나 그럴 거예요.

● 기자: 박씨 누나는 한 달에 번쯤 들러 쌀과 반찬 등 음식을 갖다 줬습니다.

오랫동안 외출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냉장고 안에는 먹거리가 가득 차 있었고 건강에 무척 신경을 쓴 흔적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습니다.

● 옆집 주민: 여기 밖에 나갔다가 김칫거리 같은 거 들고 들어가시더라고요.

그래서 뵈었어요.

중년 아줌마…

● 기자: 몇 살 정도 돼 보였어요?

● 옆집 주민: 한 55살 정도…

● 기자: 박씨는 98년 5월 도피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 1년 동안은 배낭차림으로 지방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이 시기에 박씨는 내연녀 등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들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도피 1년 만에 한계를 느끼고 99년 5월부터 누나의 도움을 받아 서울 부근에서 은신생활을 해 왔습니다.

● 박 원사의 누나: 여잔가 봐요.

여자가(전화를) 해서 나갔죠.

노항이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하냐고 나를 좀 살려달라고.

● 기자: 박씨 누나는 박씨가 병역청탁을 봐준 힘 있는 인사들에게 구명운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만 말했습니다.

MBC뉴스 금기종입니다.

(금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