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권재홍 김주하

에스트라다 필리핀 전 대통령 빈민에겐 대부[정태성]

입력 | 2001-05-03   수정 | 200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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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라다 필리핀 전 대통령 빈민에겐 대부]

● 앵커: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술과 여자, 또 도박에 빠지고 검은 돈을 챙기다가 권좌에 서 밀려난 인물입니다.

그런데도 필리핀 서민들은 그를 풀어주라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태성 특파원이 그 이를 알아봤습니다.

● 기자: 지난 1월 부패한 에스트라다를 권좌에서 몰아냈던 이른바 피플파워의 주인공들은 주로 대학생들이었습니다.

하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음악밴드까지 동원해 축제 분위기를 띄울 만큼 그들은 겉모습에서부터 여유가 있었습니다.

반면 지난 1일 에스트라다 구속에 반대하며 말 라카냥궁으로 진격했던 이른바 폭동시위대의 태반은 슬리퍼를 질질 끄는 도시 빈민들이었습니다.

● 에스트라다 지지 시민: "그는 이 판자촌에 와서 우리와 함께 밥을 먹었다.

숟가락도 없이, 손으로"

● 기자: 마닐라의 대표적 빈민가 톤도라는 곳입니다.

에스트라다는 바로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서 민들이 에스트라다를 자신들과 동류라고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 인터뷰: "그는 가난했었다.

그래서 우리를 이해한다.

●인터뷰: "부잣집에서 자란 사람은 우리의 처지를 모른다.

● 기자: 이들에게 가진 자와 배운 자는 동의어입니다.

못 가진 자와 못 배우고 그래서 가난의 대물림에 한이 서린 사람들입니다.

에스트라다는 삼류 대학을 중퇴한 못 배운 자에 속합니다.

그 는 배운 자의 상징인 영어에도 서툴렀고, 대통령 재임 시절 경제는 전혀 모른다며 전문가들 에게 일임했습니다.

물론 이들도 에스트라다의 방탕을 잘 알고 있습니다.

뇌물에 대해서도 알고 있습니다.

서민들은 에스트라다가 시도했던 농민 우선정책과 빈민대책들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피플파워나 빈민파워나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면 한가지입니다.

그러나 필리핀의 비극은 이 둘이 현재 갈라져서 맞서 있다는 것입니다.

마닐라에서 MBC뉴스 정태성입니다.

(정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