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항버스 격일제 근무 상습 졸음 운전자 많다[여홍규]

입력 | 2001-06-03   수정 | 200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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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면서 달린다 ]

● 앵커: 음주운전보다 더 무서운 게 졸음운전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인천 신공항을 오가는 버스 가운데 상습적으로 졸면서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많다고 합니다.

카메라출동 여홍규 기자가 공항버스 타봤습니다.

● 기자: 보름 전인 지난달 17일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리무진버스가 길가 가로등을 들이받았습니다.

사고로 승객 2명이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사는 경찰 조사에서 졸음운전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 사고조사 경찰: 스튜어디스 여자승객이 사고나기 일보 직전에 운전자를 아저씨, 아저씨 하면서 깨웠다는...

● 기자: 그런데 공항버스 운전사들은 이번 사고가 예견된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 공항버스 운전자: 이러다가 누구하나 없어도 없겠구나, 기사들끼리 그런 얘기를 하고 불과 얼마 안돼서...

● 기자: 실제로 졸음운전을 많이 하는지 한 업체의 공항버스를 타봤습니다.

출발한 지 20여 분이 지나자 운전사가 하품을 몇 번 하더니 이내 졸기 시작합니다.

차량 속도는 시속 100km, 눈을 비비고 창문도 열어보지만 별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이 눈을 뜨고 있는 시간보다 길 때도 있습니다.

● 운전사: 아저씨 피곤하신가 봐요?피곤하지, 아침 일찍부터 나오니까...

● 기자: 또 다른 노선의 공항버스입니다.

이 운전사도 인천공항에서 강남까지 가는 동안 줄곧 졸면서 운전을 했습니다.

취재결과 상습적으로 졸음운전을 한다는 운전사가 적지 않았습니다.

● 운전사: 하루에 3번정도, a라는 구간에서 b라는 구간까지 가는 시간이 기억이 안 나는 거에요.

● 운전자: 저도 지금 오다가 꾸벅꾸벅 조니까, 뒤에서 아줌마가 요구르트를 하나 주면서 정신 차리래요.

● 기자: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대부분의 공항버스 운전사들은 격일제로 근무합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다음 날 쉬는 방식입니다.

● 운전사: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운전하세요?) 보통 18시간 이상 정도 돼요.

● 기자: 일부 업체 운전사들의 경우 하루 운행거리만도 700 내지 800km, 하지만 쉴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운전사들의 주장입니다.

● 운전사: 신호위반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안하면 배차 간격 못 맞춰요.

회사에서 막 잡아 돌리지...

● 기자: 더구나 운행구간의 절반 정도가 고속도로 구간이라는 점 때문에 인천공항을 오가는 버스들은 항상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졸음운전 사실이 확인된 버스업체에 실태를 알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 업체 관계자: 저희는 충분히 쉴 시간을 주고 있구요.

그렇게까지 졸음 운전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기자: 지난달 사고를 겪은 업체는 뒤늦게 격일제 근무에서 하루 2교대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일부 공항버스들은 여전히 무리한 운행을 하고 있고 하루 수천명의 승객이 이들 버스에 생명을 내맡기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여홍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