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집중취재]고 김태군 중위 등 군 의문사 재조사 논란[고현승 조승원]

입력 | 2001-11-06   수정 | 200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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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고 김태군 중위 등 군 의문사 재조사 논란 ]

● 앵커: 군에 간 아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데 대해서 많은 유족들이 타살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수사를 요구했지만 군 당국은 자살이 분명하다며 재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군의 자체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집중 취재 고현승, 조승원 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지난 98년 9월, 해군 전투함에서 보급품 관리를 했던 김태균 중위가 부대를 나와 행방불명된 지 한 달 만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실종된 김 중위가 숨진 채 발견된 곳입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김천에서 그것도 민가에서 20여 분 떨어진 곳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습니다.

군 수사 당국의 결론은 자살.

반면 유족들은 누군가가 살해했다는 주장입니다.

유족들은 먼저 다리가 뒤틀리고 앞니 5개가 부러져 자살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시신의 상태 그리고 사건 바로 다음 날 여름철 해군 정복과 비슷한 색깔인 베이지색 옷을 입은 수상한 남자를 봤다는 주민들의 목격담으로 타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 주민: 남방인가 와이셔츤가 몰라도 베이지색 와이셔츠 비슷한 것 티(셔츠)는 아니고 와이셔츠, 베이지색 와이셔츠.

● 기자: 유족들은 또 시신을 처음 본 목격자의 행적에도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부대를 나간 지 이틀 만에 김천시 모 은행 폐쇄회로 화면에 잡힌 김 중위.

뒤편 대기석에 앉아 있던 한 노인이 김 중위를 따라 나섭니다.

바로 이 노인이 최초 목격자와 흡사하다.

따라서 목격자가 혹시 사건 전에 김 중위를 알고 지냈는지 여부를 파헤쳐야 했다고 유족들은 주장합니다.

● 이현수(故 김태균 중위 유가족): 다리를 절고 있는 모습이나 턱 모양이라든가 얼굴 생김새가 CCTV에 나타나 있는 동일인과 굉장히 흡사했기 때문에...

● 기자: 반면 군 측은 조사 결과 유족들이 착각한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무엇보다 평소 거액의 부대 운영비를 관리 해 온 보급관이라는 직책이 김 중위의 사망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유족들은 강조합니다.

유족들은 김 중위와 같은 일을 했던 전임 보급관의 증언을 그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 前 보급관: 제 경우는 엄청나게 힘들었어요.

저는, 밤에 잠도 못 잤어요.

돈 문제가 관여됐다고 생각하고, 돈 빌려주고 빌려 받는 그런 역할하다 보니까 자기 개인 돈이 든다.

● 기자: 군 특별조사단은 유족들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종합적인 재조사를 벌였지만 타살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유족들은 그러나 군이 자체 재조사를 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김기순(故 김태균 중위 어머니): 나는 믿을 수가 없어요.

한 가지도 믿을 수가 없어.

● 기자: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고현승 기자)

● 기자: 군대에 보낸 지 두 달 만에 아들의 사망통지서를 받은 김형윤 이병의 어머니.

부대 앞에서 눈물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투신자살로 수사가 종결됐지만 유족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김상길(故 김영훈 이병 유족) 저 사람도 유가족이 보는 앞에서 착실히 하나하나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이런 재조사를 해 주면 우리가 인정 을 하겠는데 전혀 그런 과정이 없었지 않습니까?

● 기자: 이렇게 유족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자 국방방부는 지난 99년부터 2년 반 동안 군 의문사에 대 한 특별 재조사를 벌였습니다.

모두 160여 건이 조사됐는데 20건 정도가 순직 처리되고 4건의 사망 경위가 바뀌었을 뿐 대부분은 최초의 수사 결과 그대로였습니다.

● 김종화 소장(국방부 특별조사단장): 타살 의혹 이런 사건도 많았는데 사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나타난 결과에서는 전혀 타살 의혹이 없음을 분명히 제가 말씀드립니다.

● 기자: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군이 수사한 사건의 재수사를 다시 군 당국에 맡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 이석범(천주교 인권위원회 변호사): 박노항 원사 병역비리 사건에서와 같이 민간이 참여하는 민, 관, 군 합동조사단의 구성이 필요하리라고 봅니 다.

● 기자: 의문사를 처리하는 군 수사 당국을 유족들이 불신하는 가운데 매년 군부대에서 일어나는 자살사건은 100여 건 에 이릅니다.

MBC뉴스 조승원입니다.

(조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