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집중취재]모기약 세제 등 가정용 화학물질 인체에 유해[고현승]
입력 | 2001-12-08 수정 | 200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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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코앞에 유독물질]
● 앵커: 지금 우리는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유독물질에 무방비로 누출돼 있습니다.
가정에서 흔히 쓰는 바퀴벌레약이나 모기향 또 각종 세제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기준치보다 많은 발암물질 등이 검출됐습니다.
고현승 기자의 집중 취재입니다.
● 기자: 내성이 강해진 모기가 겨울철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주부 이 씨는 1년 내내 모기약을 씁니다.
● 이미경 : 뿌리는 모기약도 사다가 뿌려주고 아니면 매트형 모기향도 머리맡에다 전기 꽂아서...
● 기자: 분무형, 매트형, 최근에는 액체모기약까지 모기퇴치에 동원됩니다.
주방 싱크대 아래는 바퀴벌레약, 다용도실에는 개미약 까지 집안은 살충제로 가득합니다.
이렇게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살충제의 성분분석을 카이스트에 의뢰해 봤습니다.
분석 결과 매트형 모기향에서는 환경호르몬인 알레드린이 기준치의 2배에 가까운 5.56% 검출됐고 분무형 모기약에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디클로르보스가 기준치보다 3배 이상 많은 1.05%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바퀴벌레 약에서는 유독물질인 클로르피리포스가 0.82%가 검출됐습니다.
● 양지원(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분무형 모기약에서는 독성 유기물질로 분류된 디클로르보스가 검출되었습니다.
가정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할 수도 있습니다.
● 기자: 이런 유독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내분비 교란과 간기능 저하는 물론 신경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 임종한(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 노약자, 어린이들한테서 신경독성이라든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 기자: 살충제뿐 아니라 가정용 세제에 쓰이는 계면활성제에는 펜타노닐페놀이라는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었고 방부제 표백제, 접착제, 탈취제 등에도 유독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분류는 따로 되어 있지 않고 유독물질로 분류되더라도 사용량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없는 실정입니다.
● 박봉균(환경부 화학물질과): 취급하는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서 피해를 가져온 것으로 봤고 연간 사용량이라든가 제조량 이런 것을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기자: 사용량에 대한 사후 보고만 있을 뿐 사전 규제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집집마다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는 길밖에 없습니다.
● 조윤미(녹색소비자연대 실장): 꼭 필요해서 사용해야 될 경우에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살충제 같은 것을 사용하실 때 사람이 없는 방에 뿌리고 그 다음에 충분한 환기를 시킨 다음에...
● 기자: 현재 가정용으로 유통되는 유해 화학물질은 3만 6,000여 종에 이릅니다.
(고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