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73년 간첩혐의 최종길 교수 7층서 밀어 타살 증언[김재용]

입력 | 2001-12-10   수정 | 200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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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에서 밀었다]

● 앵커: 오늘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인데 인권유린 소식을 전하게 됐습니다.

지난 73년 중앙정보부에서 간첩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것으로 발표가 됐던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가 타살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중앙정보부 직원이 7층에서 떠밀어서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김재용 기자입니다.

●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체제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난 73년 10월 19일.

서울법대 최종길 교수의 사망 당시 현장사진입니다.

중앙정보부는 최 교수를 사망 사흘 전인 10월 16일, 독일 유학 시절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소환 조사 중이었습니다.

중정은 최 교수가 간첩이라고 자백한 뒤 7층 화장실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최 교수의 사인이 타살이었다는 사실이 무려 28년만인 오늘에야 밝혀진 것입니다.

● 김형태(의문사 진상규명위 상임위원): 공공은 사고 직후 나를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더니 양손으로 미는 시늉을 하면서 여기서 밀어 버렸어 라고 말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 기자: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밀었다는 대목으로 최 교수가 자살했다는 당시 중앙정보부의 공식발표를 완전히 뒤집은 것입니다.

의문사위원회는 또 당시 중정에 의해 작성된 현장검증조서 등 5개 문건도 모두 위조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장검증에 나섰다는 인사들은 실제로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사망진단서 또한 가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당시 최 교수를 밀어뜨린 수사관의 말을 전해 들었다는 직원은 이미 사망했습니다.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김치열 차장도 노환 등의 이유로 위원회의 소환 요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최광준 교수(故 최종길 교수 아들): 개정의 요구는 아직도 끊임없이 유가족 쪽에서 하고 있는 거고요.

● 기자: 최 교수 사망의 진실이 드러난다 해도 공소시효가 지나 책임자 처벌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반인륜적 범죄의 경우에는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국제 조약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