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람.사람들]3월 홍제동 화재 순직 소방관들의 고귀한 희생[김필국]

입력 | 2001-12-24   수정 | 20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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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들][고귀한 희생]

● 앵커: 또 한 해를 보내면서 뉴스데스크는 가려진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우리 사회의 당당한사람들을 만나 볼까 합니다.

오늘 그 첫 번째 순서로 올해 초 홍제동 화재참사 현장에서 자신의 몸을 던진 소방관들의 얘기입니다.

김필국 기자입니다.

● 기자: 홍제동의 악몽이 있은 지 이제 열 달.

동생이 입던 옷을 아무리 만져 봐도 형의 아픔은 가시지를 않습니다.

병든 노모에게는 아직도 동생이 숨진 사실을 말하지 못한 상태.

순직 소방관들을 추모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낙을 삼습니다.

● 김재홍(故 김철홍 소방장 형): 사고 나고 말씀을 못 드리겠더라고.

그것 만약에 아시면 돌아가실 것 같고, 충격에.

● 기자: 재활치료 중인 이승기 소방교의 병실로 동료들이 찾아왔습니다.

불기둥에 눌렸던 다리는 여전히 마비된 데다 정신마저 아직은 온전치 못한 데도 동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기다려집니다.

● 인터뷰: 져주는 거 아니냐?

● 인터뷰: 아니야.

● 기자: 벌써 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던 번거로움에 가족들은 말로만 그치고 소방 환경 개선책이 아쉽기만 합니다.

● 장영자(이승기 소방교 부인): 병원 여기저기 옮겨야 되는 게 제일 가장 큰 힘든 과제인 것 같아요.

오래 못 있게 하니까요.

● 기자: 그래도 이 씨는 살아남은 게 오히려 미안한 듯 어서 돌아가 불을 끄러 가고 싶다고 되뇝니다.

● 인터뷰: 꼭 가서 다시 그 일을 하고 싶어요?

● 인터뷰: 그래, 해야지.

● 기자: 서부소방서에는 그날 숨져간 6명의 소방관들을 기리는 동판이 새겨졌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고 생명을 구하러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던 그들의 고귀한 정신은 성탄 전야를 밝히고 있습니다.

(김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