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예

코미디언 이주일(61) 폐암 병상 새해 인사[전봉기]

입력 | 2001-12-31   수정 | 200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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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사세요]

● 앵커: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폐암선고를 받고 투병한 지 두 달 지났습니다.

원래 그에게 선고된 날짜는 단 두 달.

하지만 그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 팀을 응원하고 싶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전봉기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저무는 한 해를 재촉하는 바람이 스쳐 지나는 이주일 씨의 성남 농장.

취재팀이 그곳을 찾았을 때 그는 자신처럼 말라버린 농장의 소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이주일(61살, 코미디언): 즐거운 마음을 가져야 되겠다, 항상 기쁜 마음을 가져야겠다.

그것이 좀 덜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 기자: 유랑극단을 떠돌다가 마흔이 되던 지난 80년.

독특한 말투와 춤으로 한순간에 온 국의 안방을 웃음으로 채웠던 이주일.

의사가 판정한 인생의 시간은 금년 말이었지만 뭔가 보여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던 그에게는 내년에 할 일들이 많습니다.

● 이주일(61살, 코미디언): 제 마음도 꼭 이겨낼 것 같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같이 더불어 붉은 악마 되어서 나도 월드컵 응원도 하면서 16강, 8강을 같이 축하해 주고 내년 구정에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계획이 있습니다, 3일 동안...

● 기자: 그는 지독한 절망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이야기하며 동료 환자들에게 또 그를 아끼던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잊지 않습니다.

● 이주일(61살, 코미디언): 이주일도 암 걸렸다는데 뭐.

그런 마음으로 사시면 아마 더 빨리 회복되실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마다 다 잘 되시고 담배 꼭 끊으시고.

● 기자: 새해에는 그와 우리 모두의 바람들이 함께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전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