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가 이달 초부터 영화관의 좌석을 공연장처럼 등급을 나눠서 요금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먼저 보도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CGV는 지난 3일부터 좌석요금을 다르게 받기 시작했습니다.
전체 좌석을 세 단계로 나눠 스크린과 가까운 자리는 일반 좌석보다 1천 원 싸게, 인기가 많은 자리는 1천 원 비싸게 바꾼 겁니다.
시간대에 따라서도 요금이 달라집니다.
평일 오전엔 최저 6천 원, 관객이 많은 주말 오후엔 최고 1만 2천 원입니다.
같은 자리와 서비스에 요금만 바뀐 셈인데, 관객들도 달갑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조상연]
″중간 자리나 뭐 이런 데는 오히려 비싸졌다고 하니까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최효윤]
″싸게 보려면 비교적 뒤쪽에서 봐야 하고 그래서 영화를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 앵커 ▶
CGV 측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서 관객 스스로 상황에 맞춰서 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조치가 결과적으로는 영화 관람료를 높이고 있다는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경철 아나운서가 전해 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이곳 서울 상암동 MBC와 가까운 CGV 상암점의 한 상영관 좌석 배치도입니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관람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인 중앙 블록의 좌석 대부분은 이렇게 빨간색의 ′프라임 존′으로 지정돼 있고요.
이 프라임존을 둘러싸고 있는 좌석이 녹색의 ′스탠더드 존′, 그리고 스크린과 가장 가까운 앞쪽 주황색 영역이 ′이코노미 존′인데요.
좌석의 가격은 스탠더드 존이 기존 가격이라면, 프라임 존은 이보다 1천 원이 비싸고, 이코노미존은 이보다 1천 원이 쌉니다.
그런데 딱 보기에도 가격이 비싼 프라임존이 더 넓어보이죠.
실제로 전체 좌석 가운데 프라임존은 35%, 스탠더드존은 45%, 이코노미존 20%로 비싼 가격의 좌석이 저렴한 가격의 좌석에 비해 15% 정도 더 많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코노미석에 앉고 싶어도 좌석이 모자라서 비싼 좌석에 앉아야 하는 관객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좌석에 여유가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좌석등급제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일주일 동안 CGV 영화관 다섯 곳의 좌석 예매현황을 들여다봤는데요.
가격이 천 원 싼 이코노미석의 경우, 전체 1만 9천여 석 가운데 실제 예매된 좌석은 870개에 불과한 반면, 천 원 비싼 프라임석은 3만 4천여 석 가운데 1만 535석이 예약됐습니다.
예약 현황을 비율로 비교하면, 이코노미석 4% 대 프라임석이 30% 인데요.
영화를 보는 여건에 차이가 있다 보니까 관객들이 프라임석을 더 선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전체 영화 관람료를 따져보면 CGV 입장에서는 좌석등급제를 실시한 뒤 전에 비해 수입이 천만 원 정도 더 늘었습니다.
전체 관객 수로 나눠보면 관객 한 사람당 430원을 더 부담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 관람료가 430원이 더 오른 셈이고, 그 이득은 CGV 측이 다 가져갔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CGV측 입장과 이번 조사를 진행한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Q. 좌석등급제가 관람료 인상이라는 지적에 대해]
[CGV 관계자]
″여러 가지 극장의 원가상승요인이 있기 때문에 극장 가격이 인상되는 부분은 일정부분 그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고요. 다만 소비자단체에서 조사하셨던 것은 단순 계산을 했던 부분이고, 거기에 여러 가지 할인제도나 이런 것들이 포함이 되기 때문에 소비자단체에서 말씀하셨던 것보다는 훨씬 낮은 정도의 인상효과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Q. 임의로 비싼 좌석으로 옮겨다니는 관객에 대한 대응은?]
[CGV 관계자]
″고객들의 양심에 따라서 자신들이 끊으신 표에 맞게 앉으신 걸로 기대를 하고 있고요.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전반적으로 자리에 제대로 앉으셨나 앉지 않으셨나 정도의 활동은 지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Q. 좌석등급제, 무엇이 문제?]
[김연화/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
″등급제를 통해가지고 오히려 가격만 인상시키고 소비자가 오히려 비어 있는 공간에서도 내가 마음대로 앉을 수가 없이 가격을 더 줘야 되는 이런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상당히 비양심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김연화/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
″롯데시네마라든가 이런 후발업체인 또 메가박스 멀티플렉스 이런 것들이 도미노 현상으로 가격 인상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좌석 등급하에 따른 가격구조가 적합성이 있는 건지 또 소비자에 있어서의 서비스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갈 수 있는 정도로 하고 있는지, 공정위에다가 저희가 조사요청을 할 겁니다.″
◀ 앵커 ▶
영화 관람 환경이 슬그머니 이처럼 바뀐 것에 대해서 시민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이브닝뉴스 취재진이 영화 관람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Q. 영화관 갈 때 불만은?]
[이찬우/26세]
″가격도 예전보다는 많이 올라가지고, 요즘에는 만 원이나 이렇게 해서 볼 수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