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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인터넷 중고 거래' 사기주의보
입력 | 2016-05-3017:42 수정 |2016-05-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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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주 황당한 사기 사건이 있었죠.
국내 무역업체들이 폐구리선을 수입했는데,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어봤더니 구리선 대신 벽돌과 건축 폐기물들만 가득했던 겁니다.
우리 세관이 현지 수사 당국과 공조해 무역사기단의 행방 추적에 나섰는데요.
먼저 김민혁 기자의 보도를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국내 한 업체가 중국에서 들여온 컨테이너입니다.
원래 폐구리선 80톤이 들어 있어야 하지만, 벽돌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또 다른 업체가 파키스탄에서 수입한 컨테이너에도 구리선 대신 돌멩이 같은 건축폐기물만 가득합니다.
[박완규/인천세관본부 조사계장]
″벽돌이 컨테이너 중량을 맞추기 위한 구리 대체용으로 적합하거든요.″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1월 엑스레이로 구리선이 담긴 화물들을 검색하다 벽돌과 폐기물 등 허위 적재물이 실린 컨테이너 27대를 발견했습니다.
이 같은 범행을 벌인 무역사기단은 국제시세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업체들을 끌어들였습니다.
구매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현지 선적장으로 데려가 실제 구리선이 담긴 컨테이너를 보여준 뒤 바꿔치기하는 수법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업체가 구매하고 싶어한다며 먼저 돈을 입금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사기로 두 업체가 피해를 본 금액은 13억 원에 달합니다.
세관은 폐구리선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표준화돼 있는 만큼 과도하게 저렴한 가격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민혁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런 사기 수법,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으십니까?
개인 간의 인터넷 거래나 중고물품 거래에서도 서로 얘기됐던 물건 대신 벽돌이나 쓰레기 등을 보내는 어이없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자전거 부품을 샀는데, 정작 받아보니 쓰레기였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지난해 23살 채 모 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캐릭터 인형이나 자전거 부품 등을 싸게 판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에게 물품을 보냈다는 증거로 택배 송장 번호 등을 보여줘 안심을 시킨 뒤 결제 대금을 받았는데요.
정작 상자 안에 쓰레기만 넣어 구매자에게 보냈던 겁니다.
개인 간의 중고거래 사기, 또는 소규모 쇼핑몰 사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법인데요.
이밖에 또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남성 두 명이 상자 수십 개를 택배로 부칩니다.
인터넷으로 분유를 신청한 주부들에게 보내는 택배 상자인데, 정작 안에 들은 건 1kg짜리 밀가루입니다.
[강부희/대전 둔산경찰서 수사과장]
″분유와 무게, 크기가 비슷하고 운송장 번호를 카페에 게시하면 엄마들은 아기 분유가 배송이 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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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전기 자전거 3대를 주문했는데 장난감 로봇 5개를 받거나, 아이폰 2개를 결제했지만 물건이 오지 않아 이메일을 보냈더니 판매자와 아예 연락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태블릿PC 두 개를 주문했더니 쓰레기 담긴 상자가 배달된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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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을 뜯어 상자를 열어보니, 스마트폰은 없고 대신 찰흙이 들어 있습니다.
정품 아이폰 상자에 찰흙을 넣은 뒤 수출 업체에 스마트폰이라고 속여 판매한 사람은 33살 강 모 씨 등 3명.
[김종성/서울 구로경찰서 지능팀장]
″(찰흙은) 나무나 돌멩이처럼 소리도 나지 않고, 핸드폰 케이스 틀에 맞춰 넣을 수가 있습니다.″
처음엔 진짜 아이폰을 넣은 상자 몇 개를 열어 보여주고, 찰흙을 스마트폰 무게와 거의 비슷하게 채워 넣어 피해자를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 앵커 ▶
이처럼 인터넷 거래 사이트를 통해 발생한 사기 사건이 지난 한 해 동안에만 8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번엔 사기범들이 주로 어떤 수법을 쓰는지 유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지난 한 해 동안 경찰청에 신고된 사이버범죄는 모두 14만여 건인데요.
이 가운데 인터넷 거래 사기가 모두 8만여 건으로, 전체의 57%에 달했습니다.
전체 피해액수는 4백49억여 원으로, 건당 피해액수는 54만 원에 달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8만여 건 가운데, 84%에 달하는 6만 8천여 건은 범인이 검거됐다는 사실인데요.
아무리 소액이라도 사기를 당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신고를 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엔 인터넷 거래 사기 사건을 유형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지난 4월 한 달 동안, 사기 거래 150여 건을 분석해 봤는데요.
대금을 받아놓고 물건을 아예 보내지 않는 경우가 73건으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요.
이미 다른 사기 범죄에 사용됐던 은행 계좌 번호를 쓴 경우가 33건, 가짜 안전거래 피해가 21건, 앞서 보신 것 같이 쓰레기나 돌처럼 쓸모없는 물건을 보낸 경우가 14건, 다른 사람의 상품 이미지를 도용한 경우가 11건 등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실제 발생한 사건들을 통해 사기 유형을 살펴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중고물품 거래로 유명한 사이트에 중고 커피머신을 480만 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커피전문점 창업을 준비 중이던 30살 조 모 씨는 생각보다 싸다는 생각에 돈을 입금했지만 물건은 오지 않았습니다.
돈이 들어오자마자 현금으로 뽑은 뒤 연락을 끊은 겁니다.
[피해자]
″싸게 올라오면 빨리 팔리는 걸 알기 때문에 믿고 바로 송금을 급하게 해버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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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휴대폰을 사기 위해 인터넷 카페를 들른 효진 씨.
시중 가격보다 10만 원 정도 싸게 판다는 광고 글에 상담 뒤 곧바로 현금 45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하지만, 물건은 오지 않았고, 알려준 택배 송장 번호도 아예 없는 번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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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품을 거래하는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굴삭기입니다.
이들은 물건을 확인하려면 섬으로 와야 한다며 온라인 거래를 유도했고 안심결제 서비스를 내걸며 고객들을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보낸 조작된 안심결제 안내 이메일에는 대포통장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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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 뜯지 않은 휴대폰을 시가보다 최고 40만 원이나 싸게 판다는 한 중고품 거래 사이트.
휴대폰 가게 상호와 주소, 사진까지 공개되자 삽시간에 조회 수만 수천 건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가짜였습니다.
[사기 피해자]
″(지도 검색으로) 그 업체 사진을 보게 되면 (실제로 존재해서 휴대폰을) 특가로 밀어내는가보다 생각을 한 거죠.″
누군가 실제 휴대폰 가게의 상호와 주소를 도용하고, 인터넷에 떠도는 매장 사진까지 합쳐 그럴싸하게 올려놓은 것입니다.
◀ 앵커 ▶
인터넷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또 다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기범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 등을 공개하는 일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사기범들이 보복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데요.
보도내용을 통해서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30대 남성 심 모 씨는 지난달 인터넷 중고거래를 통해 태블릿PC를 사려고 50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하지만, 속은 사실을 알게 된 심 씨는 사기범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그 사이트에 게재했습니다.
[심 모 씨/인터넷 중고사기 피해자]
″검색을 해보니까 매일매일 피해자가 늘어나더라고요. 피해자를 줄여보자 해서….″
그러자 사기범은 수차례 협박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중고 물품 사기범]
″너네 집으로 두 명 보낼 테니까. XX야, 시체를 거두라고 집 사람에게 전화해 둬.″
급기야 사기범은 심 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치킨과 피자 18만 원어치를 심 씨 집으로 배달시켰습니다.
[피자집 직원]
″비싼 것만 막 시키시더라고요. 피자는 저희가 다 버렸죠.″
또 다른 사기범의 보복은 치졸했습니다.
피해 신고자가 성매매를 했다는 글을 올리거나 하루 수백 통씩 대출 스팸 전화가 걸려오게도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거래할 때 구매자가 건넨 전화번호와 집 주소 같은 신상정보를 보복범행에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반면, 사기범들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는 이른바 ′대포통장과 대포폰′이어서 수사를 해도 잡기가 어렵습니다.
◀ 앵커 ▶
그럼 이같은 인터넷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가 정리해 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먼저 인터넷 구매를 하실때,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가 아닌 인터넷 카페 공동구매나 소규모 쇼핑몰 사이트를 이용하실 경우엔, 각별히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너무 낮거나 이전에 거래 실적이 없는 곳은 일단 의심해 봐야 하고요.
계좌 이체보다는 카드 결제가 안전합니다.
인터넷으로 ′중고물품′을 구매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요.
제품을 문의하고 가격을 협상할 때는 가급적 문자보다는 판매자와 직접 통화해보는 게 좋습니다.
또 온라인 입금과 택배 발송보다는 가급적 직접 만나 제품과 돈을 주고받는 직거래가 안전하고, 이때 안전을 위해 만나는 장소는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로 해야 합니다.
직접 만나지 못할 땐 상대방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확인해야 하는데요.
사기 피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나,(더 치트) 스마트폰에 경찰청 사이버캅 어플을 깔아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판매자의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 인터넷 거래나 중고 거래 모두 ′에스크로′, 즉 안전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안전한데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3자가 중계를 하는 매매보호 서비스로, 우편이나 택배로 거래할 때 결제 대금을 일단 예치하고 있다가 물건을 잘 받은 걸 확인해 주면 판매자에게 대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이때 실시간 계좌이체를 했고, 약 10만 원짜리 물건이라면 5백 원에서 3천 원 정도의 수수료가 부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