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이언주

[특파원 레이더] 9·11테러 마지막 구조견 눈물 속 배웅

입력 | 2016-06-1017:48   수정 |2016-06-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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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현장을 뛰었던 마지막 구조견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은퇴 후에도 어린이를 위해 봉사하며 사람과 더불어 평생을 보낸 구조견을 소방관들은 눈물로 떠나보냈습니다.

뉴욕 이언주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미국 텍사스의 한 동물병원 앞.

천천히 힘겹게 발을 옮기는 구조견을 향해, 일렬로 줄지어 늘어선 소방관들이 경례를 합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마지막 생존 견, 브리트니입니다.

식사조차 못할 정도로 병이 깊어져 안락사가 결정된 브리트니의 마지막 순간을 동료 소방관들이 함께했습니다.

[데이비드 페도반/소방관]
″우리나라와 지역 사회를 위해 수고한 브리트니에게 조의를 표하러 왔어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폐허의 현장.

9·11 테러 당시 브리트니는 그의 주인인 소방대원 콜리스와 함께 매일 12시간씩 2주간 생존자 수색에 나섰습니다.

망연자실한 사람들은 브리트니 주변에 모였고, 그들이 잃은 가족과 친구에 대한 얘기를 털어놨습니다.

브리트니는 구조견일 뿐 아니라 위로를 주는 치료견이었습니다.

[드니즈 콜리스]
″구조견들의 일이 그저 잔해더미만을 돌아다니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브리트니는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사회, 경제적 손실을 입힌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고 현장에도 투입됐습니다.

9살에 은퇴한 뒤엔 자폐 어린이를 위한 봉사와 함께,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읽기 수업을 돕는 치료견으로 활약했습니다.

지난해 16번째 생일을 맞아 오랜만에 뉴욕을 찾은 브리트니는 특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뉴욕 한복판 대형 전광판에는 생일 축하 메시지가 떴고, 관광을 위한 전용 택시도 제공됐습니다.

호텔 측은 깜짝 생일 파티까지 열었습니다.

[에밀리 탈팔라/호텔 관계자]
″브리트니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이 모든 걸 준비했어요.″

함께 일했던 소방대원들은 숨진 브리트니 위에 성조기를 덮어주고 그동안의 노고를 기렸습니다.

9·11 테러라는 끔찍한 현장에서 희망을 전했던 구조견은 마지막까지 헌신과 봉사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이언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