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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프랑스 니스 축제 중 '폭주 트럭' 대참사

입력 | 2016-07-1517:29   수정 |2016-07-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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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저희가 뉴스 앞부분에서 전해드렸던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이 시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긴박했던 테러 현장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산책로를 따라 걷던 사람들 사이로, 갑자기 나타난 흰색 트럭이 돌진합니다.

평화로웠던 축제 현장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트럭은 2km나 돌진한 뒤에야 멈췄지만, 이후 수십 발의 총성이 이어졌습니다.

거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사람들과 비명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프랑스 현지시각으로 14일 밤 10시 30분에 일어난 이번 테러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백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건 직후,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파란 천에 덮인 채 군데군데 누워 있고, 부상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헬기가 쉴새 없이 뜨고 내립니다.

행인들을 덮친 트럭의 앞 유리창엔 수십 발의 총격 흔적이 선명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줍니다.

범인은 경찰과 총격전 도중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 ▶

사건이 발생한 어제 7월14일은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로 많은 사람들이 니스 해변 도로에 모여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어났는지 나경철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프랑스 남부의 해안도시 ′니스′는 아름다운 지중해의 코트다쥐르 해변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이번 사건이 발생한 거리는 ′프롬나드 데 장글레′ 우리말로 번역하면, ′영국인의 산책로′라는 뜻인데요.

해안선을 따라 7km 길이로 길게 펼쳐진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특히 어제는 ′바스티유 데이′로 불리는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공휴일이어서 불꽃놀이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 수천 명이 현장에 운집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은 불꽃놀이가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지던 중 발생했는데요.

어디선가 나타난 대형 흰색 트럭이 군중을 항해 돌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목격자는 대형 트럭이 지그재그로 달려와 순식간에 사람들을 치었다고 전했는데요.

트럭 운전자는 2km가량을 돌진한 뒤 사람들을 향해 수십 발의 총을 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던 중 경찰에 사살됐습니다.

범인이 몰고 온 트럭 안에서는 다량의 무기와 폭발물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사망자가 최소 80명, 부상자도 백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도 포함돼 있고,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인 피해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외교부는 현재 5명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명백한 ′테러′로 규정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테러로 간주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공격이 믿을 수 없는 범죄의 형태로 다시 일어났습니다. 나는 7월 26일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가 비상상태를 석 달 더 연장할 것입니다. 그 무엇도 테러리즘에 맞서는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강화할 것이며, 우리 영토에서 우리를 공격하는 자들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 앵커 ▶

저희 이브닝 뉴스 제작진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교민 한 분을 전화로 직접 연결해서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과 현재 분위기 등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죠.

◀ 서은희/니스 교민 ▶

[Q. 테러 당시 상황은?]
″(불꽃놀이가) 10시 정도에 시작을 해서 10시 20분이면 끝나요.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뒤에서 사람들이 막 뛰어오는 거예요. 저도 영문을 몰라서 같이 뛰기는 뛰었는데, 뛰고 나서 도중에 어떤 건물에 막 같이 들어갔거든요, 사람들이랑 같이. 물어봤더니 테러인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사람들이 경찰이 막 뛰어가라고 해서 자기네도 뛰어왔다고… 그중에 우는 사람도 있었고 해서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그때 알았고요. 차도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통제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트럭이 뒤에서 왔었을 때 사람들이 아마 몰랐을 거예요. (사람들이) 그냥 다 모여있었어요, 차도랑 인도랑 구별 없이. 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저는 축제 소리인 줄 알았죠. 거기 앞에 재즈 공연도 있었거든요. 음악 소리도 있었고요.″

[Q.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즌?]
″여름에는 지금 방학이니까 학생들이 많이 와요. 신혼여행객도 많이 오세요. 니스 남부 쪽이, 프로방스 쪽이 요즘 뜨고 있는 추세라서 많이 오시는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서 불꽃놀이 자체도 좀 크게 하는 편이거든요. 지금 카톡이 많이 오는데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고 기분 좋게 여행을 하러 가는 마음이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마음이 무겁다는 분도 계시고… 저도 아직까지는 얼떨떨한 것 같아요.″

◀ 앵커 ▶

이번 테러를 일으킨 범인의 신원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슬람 테러단체 IS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현지 언론들은 문제의 트럭에서 니스에 사는 31세 튀니지계 프랑스인의 신분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신원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한 현지매체는 테러범이 테러 직후 ″알라 후 아크바르″ 즉,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테러 직후 ′친IS′ 인터넷사이트인 ′알-민바르′의 게시판에 ″이번 공격은 IS의 최고 사령관인 오마르 알 시샤니의 사망에 따른 보복 조치이며, 거룩한 복수를 위한 공격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이 맞다고 하더라도 이번 테러가 IS의 조직적인 공격인지, 아니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공격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이번 사건까지 프랑스에서만 모두 3건의 대형 테러가 발생했는데요.

지난 2015년 1월 7일에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기자 등 12명이 숨졌고요.

지난해 11월에는 파리에서 동시다발적인 무장괴한의 총기 난사와 폭발로 130명이 숨졌습니다.

앞서 2건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밝혀졌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였습니다.

올해도 IS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테러가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지역을 불문하고 세계 곳곳에서 잇따랐는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풍자만평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소총과 로켓포로 중무장한 채 난입한 뒤 자신들이 ″예멘의 알카에다″이고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유명 시사만화가 4명과 기자 등 직원 10명이 숨졌고 경찰 2명이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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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금요일 밤, 폭발음과 총성으로 파리 도심이 뒤덮였습니다.

테러범들이 극장, 식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던 장소 6곳을 동시 다발적으로 공격하면서 도시는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폭발이다! 두 번째 폭발이다! 도망쳐!″

축구 경기가 한창이던 경기장 인근에서도 폭탄이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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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쉘 국제공항, 공항 건물은 연기가 솟구치며 갈기갈기 찢어졌고, 혼비백산한 여행객들은 일제히 달아납니다.

건물 입구는 온통 흩어진 잔해로 뒤덮였고, 피를 흘리는 여행객들은 폭발로 인한 검은 먼지를 뒤집어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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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에서 테러범 3명이 폭탄 3개를 터뜨린 뒤 숨졌습니다.

이번 자살폭탄테러로 36명이 숨지고 14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터키 정부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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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괴한 여러 명이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외교공관 밀집 지역에 있는 한 음식점에 들이닥쳤습니다.

인질로 잡혀 있던 외국인 2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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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거리에 갑자기 화염이 치솟습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사상자를 옮기는 구급차들의 행렬과 엉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차량을 이용한 이 테러로 최소 115명이 숨지고, 187명이 다쳤습니다.

◀ 앵커 ▶

이번 니스 테러를 비롯해 최근 프랑스와 벨기에 등 유럽에서도 특히 불어권 지역에서 테러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중동문제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장지향/박사·아산정책연구소 중동연구센터장 ▶

[Q. 이번 테러, 사전 예고 있었다?]
″지난 6월 29일이 (IS의) 2주년 기념일이었는데 정작 지금 이라크와 시리아의 점령지에서는 영토를 많이 잃어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굉장히 자극적이고 무차별적인 테러의 확산이 필요했는데, 이것을 이루고자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굉장히 선전선동을 많이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Q. 프랑스에서 테러가 반복되는 이유는?]
″프랑스에 무슬림 이민자 세대의 인구 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소수이민자들과 프랑스 정부 사이에서는 갈등이 많이 있었고, 주류 프랑스인들과 소수 무슬림 이민자들 사이에 이런 통합 문제도 굉장히 큰 사회문제로 지속되어 왔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Q. 민간인 노린 테러, 이유는?]
″IS 같은 경우에는 아래로부터 위로 올라오는 상향조직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층부의 명령 없이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서 급진주의에 입문만 하면 어디서건 테러를 벌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위험한 소프트타깃(민간인)이 노출되어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앵커 ▶

프랑스와 우리나라는 서머타임을 감안해 시차가 7시간 나니까, 이 시각 현재 현지 시각은 테러 발생 이튿날 오전 10시 반쯤 됐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온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보도국 국제부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박새암 기자, 전해주시죠.

◀ 기자 ▶

현재 프랑스 파리는 사건 발생 이후 12시간 정도 지났는데요.

프랑스 정부는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8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3개월 더 연장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이번 테러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지난 4월 IS가 올여름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등 남유럽 지중해 휴양지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영국 더 타임스 등이 전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반 대중을 노린 테러 즉 ′소프트타깃′ 테러가 주로 카페나 공연장, 공항과 같은 대도시의 다중이용시설을 노렸었는데요.

최근에는 공휴일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해변이나 축제장, 인기 휴양지 등 경비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곳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세계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테러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장 끔찍한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말 하면서, 테러와 싸우고 있는 프랑스를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취임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MBC뉴스 박새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