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잠도 안 자고 수시로 걸려오는 조직원의 전화만 기다렸다는 김 씨는 수십 통의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각종 단서를 입수해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총책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은신처 정보, 중국 산둥성의 사무실 주소, 보이스피싱의 표적이 된 8백 명의 개인 정보와 실제 돈을 뜯어낸 피해자들의 명부까지.
여기에 조직원이 자필로 쓴 범행 진술서도 김성자 씨가 설득해서 받아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김 씨의 활약으로 결국 보이스피싱 총책은 입국 후 닷새 만에 붙잡혔습니다.
하지만, 경찰로부터의 연락은 없었고, 보이스피싱 총책이 잡혔다는 뉴스를 본 이웃이 알려줘서 검거 소식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검찰과 지방경찰청에 올린 수사 관련 기록에서도 김 씨의 활약은 ′피해자의 신고′ 수준으로 간략하게 보고됐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신고 보상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경찰은 지난해부터 보이스피싱 범죄를 신고하거나 사건 해결에 기여한 시민에게 최대 1억 원의 신고 보상금을 주겠다고 했는데요.
피해를 당한 금액을 찾을 수 있는지, 신고 보상금은 받을 수 있는지 묻는 김 씨의 질문에 경찰은 사건이 종결된 지 다섯 달이 지난 이달에 들어서야 백만 원을 받아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경찰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 리포트 ▶
경찰 측은 김 씨가 그동안 포상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단순한 행정 착오로 누락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찰 관계자]
″김성자 씨도 그 부분에 대해 요청을 안 했고 저희들도 소홀하게 생각했고. 그때 즉시 지급을 했으면 좋았겠죠. 좋았을 텐데 그때 당시엔 구정 끝나고 사건 송치하고, 구정 쇨 때 나와서 추가 조사하고…. 그러는 바람에 시간이 좀 지연된 것뿐이지….″
최대 1억 원이라고는 해도 사실 줄 수 있는 보상금이 최대 100만 원이라 나름대로 최선의 예우를 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내부규칙에 따르면, 범죄 금액 규모가 수십억 이상이거나 언론에 이슈가 된 사건이 아닌 이상 100만 원이 최대 포상이라는 겁니다.
얼마나 용감하게 도왔는지, 검거에 기여한 정도는 참고 사항일 뿐이기 때문에 김 씨의 고군분투는 경찰 심의기준에서 가장 낮은 4등급, ′기타 사건′으로 평가 절하됐습니다.
신고보상금 상한을 1억 원으로 늘린 뒤에도 경찰이 실제 지급한 최고 보상금 액수는 500만 원, 신고 1건당 평균 보상금도 전년보다 평균 5만 원 정도밖에 늘지 않았습니다.
◀ 앵커 ▶
범죄 조직의 총책을 검거하는 데 직접적인 공을 세운 김성자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인터뷰 ▶
[박선영 앵커]
″이번에 보이스 피싱 범인이 먼저 전화를 해서 본인들을 여기서 좀 빼달라 라고 제보를 했는데, 이 내용을 경찰에 신고를 하셨습니다. 경찰의 반응은 어땠었나요.″
[김성자/보이스피싱 범죄 신고자]
″동부경찰서를 갔어요. 갔더니 아줌마 또 뜯겼어요? 워낙 금액이 많으니까…. 그게 아니고요. 제가 이래저래 해서 총책이 한국에 온단다 이랬더니 웃더라고요. 믿어요? 이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네들끼리 웅성웅성하더라고. 그러면 전화 오면 다시 오세요, 이러더라고요.″
[박선영 앵커]
″반응이 전화 오면 다시 오세요….″
[김성자]
″전화 오면 다시 오세요. 첫 반응이.″
[박선영 앵커]
″근데 이렇게 계속 전화를 받으시고 또 캐물으면서 내가 추가로 더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을까, 혹시 그런 것 때문에 우려하지는 않으셨어요?″
[김성자]
″무서웠죠. 되게 무서웠는데 그때는 무섭다기보다는 일단 이 사람을 잡아서 너무 화가 나고 너무 분하고 제가 이 당한 것도 분한데 사실 은행으로 다니면서 경찰서로 가면서 이 너무 수치스럽더라고요. 제가 이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는 자체가 너무 수치스러워가지고 무조건 잡아야 된다.″
[박선영 앵커]
″이렇게 근데 공을 세우셨는데 거기에 대한 얘기는 아무것도 없나요?″
[김성자]
″아무것도 없었어요. 거기 팀장님이 아주머니, 작년에 우리가 12건을 잡았는데 10만 원 20만 원 주고 최고 많이 준 게 50만 원이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많이 주려고요. 얼마 줄 건데요? 100만 원이요. 웃었어요. 그럼 저 포스터는 어서 나오냐. 이 저건 경찰청에서 나온다, 이러더니 말을 횡설수설하더라고요.″
[박선영 앵커]
″이번 사건을 이렇게 쭉 겪으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김성자]
″내가 보이스피싱 당한 것도 억울한데 그것보다도 진짜 민중의 지팡이라는 사람들이 폴리피싱도 아니고…. 그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 같은 피해자가 없기 하기 위해서 꼭 바로 세워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