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

[이브닝 이슈] 벌초하다 벌에 쏘여 세 명 사망, 가을철 '독충의 습격'

입력 | 2016-09-0517:44   수정 |2016-09-05 17:4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벌초 다녀오신 분, 많으시죠?

그런데 지난 주말에만, 벌초를 하다가 벌에 쏘여 목숨을 잃은 사람이 세 명이나 발생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폭염 때문에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하는데요.

먼저 이 내용은 홍신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어제 경북 군위군의 한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54살 김 모 씨가 벌에 쏘여 숨졌습니다.

전날 강원도 철원군에서도 64살 안 모 씨가 머리를 벌에 쏘여 숨졌고, 약 1주일 전에는 경남 창원시의 한 공원묘지에서 벌초객이 벌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곽범찬/삼진119 안전센터 구급대원]
″땅벌에 쏘인 경우더라고요. 저희가 카드를 이용해 침을 제거했습니다.″

특히 독성이 강한 말벌의 활동은 이번 달에도 계속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정부와 지자체가 벌 쏘임 사고 주의 예보까지 내렸습니다.

벌초를 하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머리와 얼굴을 가리고 일단 1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도망쳐야 합니다.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예초기 등) 진동에 의해 흥분이 되고, 공격이 이미 시작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때 그냥 가만히 있는다거나 하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민간요법 대신 바로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벌초를 갈 때에는 벌이 천적으로 오해할 수 있는 검은색이나 짙은 색의 옷을 피하는 것도 예방책의 하나입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소방 당국이 올해 7월까지 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출동한 건수는 모두 4만 3천여 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58% 급증했는데요.

그런데 이 4만여 건 가운데 70%가 넘는 3만여 건이 7월 한 달 동안 출동한 건수입니다.

문제는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5년 동안 벌에 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5만 6천여 명에 달하는데요.

이 가운데 벌초와 성묘가 몰려 있는 8월에서 10월 사이에 전체의 60%가 넘는 3만 6천여 명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무려 백33명이 벌에 쏘여 목숨을 잃었는데요.

올여름은 지독한 무더위에 비까지 적게 오면서 벌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특히 말벌은 9월이면 산란기를 맞아 활동량이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 앵커 ▶

벌 중에서도 특히 무서운 게 바로 ′말벌′인데요.

도심 주택가에서까지 날아들어 활개를 치는 말벌의 8,90%는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라고 합니다.

몸집이 2센티미터 정도 되는데, 등이 검고 다리가 노랗고 배에 주황색 선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 말벌에 쏘이면 그 독성이 꿀벌의 무려 125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벌이 보이거나 벌집을 보시면, 절대 가까이 가지 말고, 119에 신고를 하셔야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영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축구공 만한 말벌집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119대원이 벌집 안에 살충제를 뿌린 뒤 장대로 떨어뜨립니다.

벌집 안에서는 3~4cm 크기의 말벌 수백 마리가 우글거립니다.

아파트 단지 내 가정집과 불과 7~8m 떨어진 곳입니다.

[김진우/서울 은평소방서 구조대]
″벌집 관련 출동을 하루 평균 10건 정도 하고 있는데요, 어떤 날은 일반 구조보다 벌집 관련 출동이 많을 정도로….″

서울시내 벌떼 관련 119 출동은 지난 5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했는데, 7,8,9월 여름 출동이 76%를 차지합니다.

==============================

이 말벌의 침 끝에서 독을 빼 봤습니다.

그 양이 꿀벌의 125배에 달합니다.

독성 성분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치명적입니다.

[고영호/한림대 교수]
″등검은말벌의 독액에는 아주 다양한 물질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물질들은 아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말벌엔 다 쏘여본 적 있다는 양봉업자도 이 벌은 두렵다고 합니다.

[김상순/양봉업자]
″저희가 말벌에 쏘여서 병원에 가는 일은 잘 없는데 제가 등검은말벌에 쏘여서 올해 두 번 병원을 갔어요… 훨씬 더 강하게 오는 거 같아요.″

야산은 물론 도심까지 확산되고 있는데다, 떼로 덤비는 공격성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벌집 크기도 크고, 개체 수도 토종말벌에 비해 2,3배 많기 때문에 위험도가 훨씬 더 높다고 볼 수 있죠.″

◀ 앵커 ▶

가을을 맞아서 야외활동하실 때 조심해야 하는 것 중에는 ′진드기′도 있습니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해는 ′진드기′ 등이 옮기는 가을철 감염병에 걸린 환자의 수가 벌써 예년 수준을 웃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유선경 아나운서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털진드기가 옮기는 ′쯔쯔가무시′병은 고열과 전신 통증을 수반하는데요.

가을철의 대표 감염병인데,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에 털진드기도 성체로 자라나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쯔쯔가무시 환자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951명이 발생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배가 넘고, 10년 평균치의 5.5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길고 지독한 더위에 털진드기의 활동과 번식도 다른 해충처럼 일찌감치 왕성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계절이 급변한 요즘 종합병원에는 고열과 전신 통증 환자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감기인 줄 알고 1~2주 정도 참다가 결국 원인을 모르겠다며 찾아오는 게 대부분.

가을철 대표 감염병의 하나인 ′쯔쯔가무시′병입니다.

[김희상/충주의료원 가정의학과장]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면 사망률이 10% 미만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률이 10~60%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쯔쯔가무시 발병은 90% 정도가 10월과 11월에 집중됐다 보니, 올해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김명자/충주시 보건소 예방의약팀]
″눕거나 옷을 벗어 놓거나 그렇게 하면 안 되고요. 풀 작업을 할 경우에는 기피제 정도 뿌려주는 게 좋고요. 팔에는 팔 토시를 하고….″

◀ 유선경 아나운서 ▶

′야생진드기′로 알려져 있는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옮기는 SFTS , 즉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도 무서운 감염병입니다.

증상은 쯔쯔가무시 병처럼 고열과 근육통으로 비슷하지만,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데요.

지난 2013년 처음 환자가 발생해 지난해까지 170명이 이 병에 걸렸고, 이 가운데 54명이 숨져, 30%가 넘는 치사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벌써 54명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야외에서 팔다리의 피부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입었던 옷과 사용한 돗자리는 꼭 세탁을 해야 합니다.

벌레가 옮기는 질병은 아니지만, ′유행성출혈열′로 많이 알려져 있는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도 가을철 조심해야 하는 감염병입니다.

두 질병 모두 쥐를 통해 옮겨지는데요.

먼저 ′신증후군출혈열′은 발열, 신부전, 출혈 등이 증상으로, 올 들어 239명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배 늘어났습니다.

′렙토스피라′증도 발열과 두통, 오한, 다리 부위의 심한 근육통, 눈 결막의 충혈 증상 등이 나타나는데요.

올 들어 57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역시 지난해에 비해 2.5배 늘어났습니다.

이런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쥐가 많이 서식하는 야외에서 풀숲 위에 눕거나 용변을 보거나 하는 일은 삼가해야 하고요.

두 질병 모두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한 지 일주일에서 2,3주일 정도 지난 뒤에 고열이나 오한, 두통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셔야 됩니다.

◀ 앵커 ▶

추석을 앞두고 이번주와 주말에 벌초나 야외 나들이, 계획한 분도 많으시죠.

그런데 벌초하실 때 예초기를 사용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지난 3년 동안 일어난 예초기 관련 안전사고는 모두 233건으로, 3분의 1인 71건은 추석이 끼어있는 9월에 발생했습니다.

칼날이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의 특성상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이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요.

부상을 당한 부위를 살펴보면, 엉덩이부터 발에 이르기까지 하반신이 42%였고, 팔이나 손이 26%, 머리와 얼굴 부위가 19%였습니다.

또 시력에 손상이 끼칠 수 있는 눈 부상도 8%나 발생했는데요.

예초기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날카로운 칼날은 흉기로 돌변해 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조원규/예초기 사고 피해자]
″옆에 서 있었는데 (깨진) 칼날이 날아오면서 제 아킬레스건을 때려서….″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우선 수풀 속에 돌이나 캔 같이 칼날에 닿아 튕겨나갈 이물질이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정진향/소비자원 기술위원]
″이물질을 제거하고 작업하시면, 사고 발생률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녹이 슬거나 깨진 칼날은 파손 위험이 크므로 사용 전 교체하고, 안전판을 장착한 뒤 보호장구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뱀의 습격에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요즘은 뱀이 주택가에까지 출몰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요즘이 뱀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입니다.

[노인서]
″길가 쪽에 뱀이 감겨 있기에 깜짝 놀랐죠. 자주 봐요, 뱀을.″

실제 독사에 물려 병원을 찾는 환자는 5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8월과 9월에 가장 많습니다.

독사에 물린 환자는 53%가 입원했고 이 가운데 2.5%는 중환자실로 직행했습니다.

[최병호/울산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심장 높이보다 조금 아래쪽으로 해서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도심 공원이나 숲에 민소매나 반바지 차림으로 가지 말고 향기가 강한 화장품 사용을 삼가는 게 습격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