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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 해운대 엘시티 비리, '현기환' 前 수석 연루 정황

입력 | 2016-11-2517:39   수정 |2016-11-2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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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사건 속으로에서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의혹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수사는 인허가 단계의 특혜 의혹에서 정관계 유력 인사들의 개입 여부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검찰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사건 연루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해운대 해수욕장을 앞마당으로 둔 초호화 주상복합단지 엘시티의 특혜 3종 세트 기억하시나요?

바다 조망권을 해친다며 건물높이 60미터로 제한했던 규제가 풀려 초고층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됐고, 호텔 등 상업시설만 가능하던 곳이 주상복합으로 용도 변경돼 엄청난 분양 수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됐었죠.

여기다 환경영향평가까지 면제받았다는 사실, 이전에 보도해 드렸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2007년 이영복 회장이 이 사업을 따낸 뒤, 2009년까지 온갖 특혜를 받으며 승승장구해오던 엘시티 사업은 그 이후로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시민단체의 반대, 건설 경기 악화 등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시공사조차 구하지 못하고 사실상 사업 중단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연명만 해 오던 상황이었는데요.

그런데 지난해인 2015년,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국내 굴지의 포스코 건설이 엘시티 시공사로 선정되는가 싶더니, 국내 15개 금융기관이 빚더미에 앉아있던 엘시티에 무려 1조 7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엘시티는 뜨거운 열기 속에 최고 분양가를 갱신하며 그야말로 ′분양 홈런′을 쳤는데요.

비유를 하자면, 불과 몇 년 전까지 인공호흡기를 달고 살던 엘시티에 숨을 불어 넣고, 여기에 날개까지 달아준 이 이상한 흐름의 중심에는 바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 앵커 ▶

유선경 아나운서, 그러니까 현기환 전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시점이 지금 설명하신 엘시티가 다시 살아난 시점과 정확하게 겹치고 있다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현기환 전 의원은 지난해 7월에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런데 엘시티가 포스코건설과 시공계약을 맺은 시점이 바로 지난해 7월이고, 두 달 뒤에는 1조 7천억 원을 조달받기도 했죠.

또 엘시티는 수사 초기부터 부산시 고위공무원들과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다수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는데요.

18대 국회의원이었던 현기환 전 수석의 지역구는 부산 사하구갑이기도 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바로 이런 의혹 때문에 검찰도 사건 초기부터 현기환 전 수석을 수사 대상으로 거론해 왔는데요.

실제로 연루됐다는 증거가 포착됐다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이영복 엘시티 회장이 도피 중에 사용했던 대포폰에서 현기환 전 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이 나왔고요.

여기에 ′알선수재′, 그러니까 청탁을 알선해주고 이영복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단서도 확보했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습니다.

현 전 수석은 자신의 비리 연루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 바로 다음날 출국 금지되면서 체면을 구기기도 했는데요.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습니다.

그 과정을 보도 내용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검찰은 그동안 이영복 회장이 도피 기간 중 사용한 대포폰 통화 내역을 들여다봤습니다.

현기환 전 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를 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 전 수석은 사석에서 이 회장을 형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현 전 수석은 ″어떠한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고, 이 회장의 도피에 협조한 사실도 없다″며 ″추측 보도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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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서울 자택에 검찰 수사관들이 들어와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동시에 현 전 수석의 출국을 금지시켰습니다.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반박자료를 낸 지 채 하루도 안 돼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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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부산지검에 피의자로 입건됐습니다.

검찰은 ″이영복 회장과 현 전 수석, 주변 인물 계좌 내역 등을 수사하던 중 현 전 수석이 비리에 연루된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의 비자금 중 일부가 현 전 수석에게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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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전 수석에겐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이영복 회장이 특혜를 받는 과정에 현 전 수석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판단입니다.

검찰은 포스코 건설이 엘시티의 시공사로 선정되고, 1조 7천억 원의 대출이 이뤄진 전 과정에 현 전 수석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이미 상당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검찰은 다음 주 중 이뤄질 이영복 엘시티 회장의 기소 시점에 맞춰, 다음 주 초쯤, 현기환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건 속으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