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

[사건 속으로] 화재와의 악연 끊이질 않는 서문시장

입력 | 2016-11-3017:40   수정 |2016-11-30 17:5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앞서 전해드렸던 대구 서문시장 화재 소식, 이 시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새벽 2시쯤 시작된 불은 17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는데요.

오늘 불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자세한 내용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불은 오늘 새벽 2시 8분쯤 발생했습니다.

상가 1층에서 불꽃이 일고 있는 것을 야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는데요.

불은 건물 1층을 모두 태운 뒤 곧바로 위로 번졌습니다.

소방차 97대와 소방 인력 7백여 명, 소방헬기 2대가 투입돼 큰 불길은 잡았지만 여전히 건물 내부에서 불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새벽에 화재가 난 지 6시간 만인 오전 8시 50분쯤 건물 일부가 붕괴되기 시작했는데, 계단과 천장 등 일부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진화작업 중이던 소방관 두 명이 다쳤습니다.

대구시와 소방당국은 4지구 8백여 개 상가 모두가 불에 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문시장은 대구 최대의 전통시장으로 모두 6개의 지구로 이뤄져 있습니다.

불이 난 곳은 4지구 건물입니다.

1지구와 4지구 사이 노점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도 있고, 4지구 건물 내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도 있는데,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4지구 건물은 연면적 1만 5천여 제곱미터로 1976년에 지어졌는데요.

지하 1층, 지상 4층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입니다.

8백여 개의 상가가 건물 1, 2, 3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상가의 70% 이상이 의류를 취급하고, 나머지도 이불, 커튼, 액세서리 등 화재에 취약한 품목을 팔고 있었습니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상인들이 판매할 물품을 많이 구비해둔 상태여서 재산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장 측은 최대 76억 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화재보험에 가입했고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한 상인들도 있지만, 피해규모에 비해 보상액은 터무니없이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불이 난 4지구 상가와 대각선 방향에 있는 2지구 건물에서도 11년 전 큰불이 났었는데요.

당시에도 재산피해만 7백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은 유독 대형 화재와 악연이 많았는데요.

보도 영상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5년 12월 29일 밤 10시쯤, 서문시장 2지구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이 2~3층으로 급속히 번지며 대형 화재로 이어져 900여 개 점포가 불에 타 1천억 원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오늘 불이 난 4지구처럼 옷가게와 생활용품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계속 번진 불은 무려 41시간 만인 31일 오후 3시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낡은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결국 2지구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당시 화재 원인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이불 가게에서 누전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결론났고,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서문시장은 영남지역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대구의 상징적인 장소지만 대형화재와 악연이 많았습니다.

지난 1950년 10월, 방화로 불이 나 당시 돈으로 14억 5천만 원의 피해가 난 것을 시작으로 1960년 6월에도 점포 2천여 개를 태우고 3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1975년 11월에도 점포 천 700개를 태운 대형 화재로 당시 돈으로 46억 원의 피해가 나는 등 1970년대에만 20여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 앵커 ▶

전통시장은 상가들이 밀집돼 있는데다 건물과 전기 설비 등이 노후돼 불이 한번 났다 하면, 큰불로 번지기 쉬운데요.

전통시장에서만 한해 평균 63건의 화재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어떤 화재사건들이 있었는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이 간판 위로 솟아오르면서 큰불이 났습니다.

옷과 신발 등 불에 잘 타는 의류 원단이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김의성/목격자]
″제가 1, 2분 눈을 잠깐 뗀 사이에 불길이 정말 무섭게 치고 올라오더라고요.″

물류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2층 건물 17개 점포를 태워 5억 7천여만 원의 재산 피해를 냈습니다.

[김용규/서울 종로소방서 과장]
″목조 건물이 붕괴할 우려도 있고, 또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시꺼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을 듯 솟구쳐 오릅니다.

불길은 1시간 만에 잡혔지만, 잿더미로 변한 가게와 마주한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입니다.

==============================

농수산물 시장 건물 지붕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영업이 끝난 뒤여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가게 네 곳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2천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최근 5년간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만 300여 건에 달했는데요.

연평균 63건이 발생한 셈입니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11명, 재산피해는 약 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고요.

화재의 원인은 누전 등 전기적 요인이 157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고,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뒤를 이었습니다.

전통시장일수록 전기 시설 등이 노후화된 경우가 많아, 오래된 전선 등에서 화재가 빈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재에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통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전통시장이 179곳이나 됐는데요.

전통시장의 60% 이상이 불이 나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