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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독해진 '흡연 경고', 증언형 광고도 재등장
입력 | 2016-12-2317:43 수정 |2016-12-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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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그동안 시중에서 팔리던 담뱃갑은 이런 평범한 디자인이었죠.
하지만 오늘부터 생산되는 담뱃갑에는 이렇게 흡연 경고 그림이 붙습니다.
이래도 담배를 피우겠느냐고 묻는 거죠.
흡연 피해자의 증언 광고도 14년 만에 다시 나왔는데요.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집에서는 ′슈퍼영웅′으로 불릴 정도로 열심히 살아온 50대 남성.
하지만, 하루 한 갑, 맛있게 피워온 담배는 한 가장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렸습니다.
[임현용/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혀의 3분의 1을 잃었습니다. 32년 흡연으로 구강암에 걸렸어요.″
큰 금연효과를 거뒀던 고 이주일 씨의 증언 광고가 업계의 로비 등으로 중단된 지 14년 만에 재개됩니다.
[임현용/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혀암에 걸려서 그렇게 고생을 하다 보니까 한 사람이라도 더 금연을 하게 만들어서 나 같은 고통을 받는 사람 없도록….″
또 오늘부터 생산되는 모든 담뱃갑에는 폐암과 후두암 등 직접적인 흡연 폐해를 담은 10가지 경고 그림이 의무적으로 부착됩니다.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금연광고가 도입되면 현재 39%인 남성 흡연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먼저, 오늘부터 생산되는 모든 담뱃갑에 부착되는 그림들을 살펴볼까요.
폐암과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 흡연 폐해를 알리는 10가지 경고 그림입니다.
지난 2002년, 정부가 담뱃갑에 경고 그림 도입을 시도한 지 14년 만에 실시되는 겁니다.
이미 도소매점에 판매된 기존 담뱃갑의 유통량을 감안할 때, 소비자가 실제로 이런 경고 그림이 있는 담배를 만나게 될 시기는 1월 말에서 2월 초로 예상됩니다.
복지부는 흡연 경고그림이 부착된 새로운 담뱃갑을 소비자들이 좀 더 빨리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서울역과 여의도, 강남역 등 서울 시내의 소매점 6곳에서 바로 오늘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요.
끔찍한 사진 탓인지, 경고 그림이 있는 담배를 선뜻 구입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 함께 보시죠.
◀ 인터뷰 ▶
[김익환/23살]
″그림이 좀 혐오스럽고 징그럽기도 해서 담배를 피우기 싫게 만드는 그런 심리적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허승찬/55살]
″처음에 피우자고 하는 사람들한테 약간 경고성을 띄기 때문에 많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원준/35살]
″아무래도 담배를 피우다 보면 건강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별로 걱정을 안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림을 보니까 이제는 담배를 줄여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더라고요.″
[김종우/42살]
″담배 디자인이 멋있고 그랬는데 이상한 수술사진이나 이상한 폐 사진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보기 좋지 않죠.″
[이종만/51살]
″그림을 보니까 어찌 됐든 건강상에 굉장히 안 좋다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이 되고 그러면서 흡연에 대한 욕구는 일부 줄어들 것 같아요.″
◀ 유선경 아나운서 ▶
앞서 보신 것처럼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경고 그림은 담뱃갑의 앞면과 뒷면에 전체 면적의 약 30% 정도의 그림이 붙고, 약 20%의 경고 문구가 들어갑니다.
눈에 잘 띄는 시각적인 효과뿐 아니라 특히 어린 학생들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담배의 폐해를 쉽게 보여줄 수 있어서 정부는 당장 청소년 흡연 예방 효과에 큰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 사례는 어떨까요?
현재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도입한 나라는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 80개국에 달하는데요.
영국과 호주의 담뱃갑을 살펴볼까요.
흡연 경고 사진과 문구만 눈에 띄고 브랜드별 특색이 나타나지 않고 담배 광고도 전혀 없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흡연 경고 그림을 도입한 주요 18개 나라의 흡연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 브라질은 최대 13.8% 포인트 흡연율이 감소했고 벨기에가 6.4% 포인트, 캐나다가 7.8% 포인트 등 흡연율이 평균 4.2% 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고 그림이 전자 담배에도 적용될까요?
현재 전자 담배도 담배로 규정되긴 합니다.
전자 담배는 모양이 일반 담배와는 달라 흡연 경고 그림을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흡연 폐해를 알리는 증언형 광고나 흡연 경고 그림을 도입한 이런 정책은 대표적인 ′비가격 금연 정책′ 중 하나인데요.
지난해 정부가 담배 가격을 한 갑 당 2천 5백 원에서 4천 5백 원으로 올린 이후 정부는 비가격 금연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15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9살 이상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39.3%를 기록해 전년 대비 3.8% 줄어들었습니다.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경고 그림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이러한 금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담배를 파는 소매점에서 매출이 줄어들 걸 우려해, 진열장 구조를 변경하거나 스티커를 통해 경고 그림을 가리게 되면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인데요.
복지부는 소매점에서 담배 제품을 진열할 때 경고 그림을 가리는 행위에 대해선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금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담배 광고도 살펴볼까요.
선진국에서는 담배 광고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담뱃갑 자체의 진열도 금지하고 있는데요.
우리 정부도 지난해 담뱃값을 올리면서 소매점에서의 담배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었죠.
아직까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담배 광고 규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