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권순표

"사장인데 돈 보내" 대기업 줄줄이 당한 '보이스 피싱'

입력 | 2016-06-0820:27   수정 |2016-06-0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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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샤넬과 HSBC은행 같은 거대 기업들이 줄줄이 보이스 피싱 사기를 당했습니다.

′나 사장인데 지금 돈 좀 보내달라′는 단순한 수법에 속은 건데요.

기아차 해외법인도 당할 뻔했습니다.

파리 권순표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05년, 프랑스의 한 은행 직원은 우리 돈으로 4억 원이 든 돈가방을 카페 화장실에 배달했습니다.

사장을 가장한 사기범이 일급 비밀자금이 필요하다며 은행 직원을 속인 겁니다.

[피해 은행원]
″(사기 사실을 알고) 상사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가고 있는데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기아차의 프랑스 법인도 올해 3월 위조된 송장에 속아 6억 원가량의 돈을 송금했지만, 은행시스템에 경고가 뜨면서 인출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단순한 사기 수법에 휴고보스와 샤넬, HSBC은행 등 거대 기업들이 줄줄이 속아 돈을 갖다 바쳤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국제금융사기단 8명은 2년간 모두 2조 원이 넘는 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황당한 사기극은 프랑스에서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용의자들 대부분은 체포됐지만 주범은 이스라엘로 도주해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치클리/사기단 주범]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은 누구도 말할 수 없죠. 요즘 다 도둑질하며 살잖아요. 정치인도, 정부도.″

인터폴의 영장이 발부됐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이 용의자를 체포하지 않고 있고, 체포하지 않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권순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