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데스크
엠빅뉴스
14F
정치
사회
국제
경제
연예
스포츠
뉴스데스크
김준석
[이슈클릭] 중년까지 '공시생' 합류 "9급 밖에는 길이 없었다"
입력 | 2016-07-1020:26 수정 |2016-07-10 21:3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취업준비생 절반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죠.
여기에 최근에는 4,50대 중년 응시생들까지 가세하고 있습니다.
회사 임원, 또 은행원 같은 이런 경력을 가진 중년들까지 9급 공무원이 되려는 이유.
김준석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폐지와 박스를 덮고 지내는 노숙인들.
이들의 건강을 살피는 업무는 구청 9급 공무원 담당입니다.
올해 58살인 이정대 주무관.
26년 동안 근무한 은행을 퇴직한 게 5년 전입니다.
아직 체력이 남아있고 일하고 싶었던 이씨에게, 60살까지 정년보장, 게다가 보람도 큰 공직은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국어 상식 공부에 다시 몰두해 3년 전 9급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이정대 (58세, 서울 성동구청 사회복지과)]
″저는 언제든 큰 오빠 큰 형님을 할 것이고 나이가 젊다고 항상 젊은 것은 아니고 많다고 항상 많은 것은 아니다...″
조기퇴직에다 재취업이 어려운 4,50대들에게 9급 공무원은 참신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 임원이었던 권태준씨도, 퇴직 뒤 다른 기업에서 경력을 살려보려 했지만 나이 때문에 대부분 면접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나이를 따지지 않는 9급 세무공무원을 택했고, 3번의 시험 끝에 합격했습니다.
[권태준(50세, 9급 세무공무원 합격)]
″공무원은 나이도 안보고 오로지 능력만 가지고 평가를 해서 뽑는 거니까...″
그러나 결코 만만한 길은 아닙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방직 9급을 선택한 이승식씨는 필기시험도 벅찼지만, 체력검정을 통과하기 위해 학원까지 다니며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40대 중반, 두 아이의 아빠인 이씨는 천신만고끝에 최종 면접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승식(45세, 9급 소방공무원 응시)]
″안정적인 미래를 생각을, 아이들이 있으니 더 강해져야겠다고 생각을 가지게 됐고...″
서울시의 경우 작년에 7. 9급 공무원에 응시한 4,50대는 모두 9천200여 명 이중 190여명만 합격해 합격률은 2% 정도입니다.
[40대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일반 다른 것 하던 사람들은, 특히 자영업 하던 사람들은 나가 떨어져요. (언제) 공부를 했었나...″
무엇보다, 최악의 청년실업률 속에 젊은이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불편한 시선이 가장 힘듭니다.
[20대 공무원 시험 준비생]
″(4.50대 분들이) 잘 하세요 악바리로 체력도... 필기도 (커트라인이) 계속 높아지니까 젊은 층도 그것보다 더 뛰어나게 해야 되니까...″
중년의 아름다운 도전, 그 이면에는 모두가 불안해하는 어두운 고용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