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성철

[현장M출동] 울릉도 유기견은 마루타? 수의사 '연습 목적' 반복수술 의혹

입력 | 2016-07-1120:30   수정 |2016-07-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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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울릉도에 이른바 유기견 괴담이란 게 돌고 있습니다.

누군가 버려진 개들을 데려다가 여러 차례 수술 연습을 한다는 소문인데요.

경찰이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 섬의 한 수의사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윤성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울릉도의 한 창고 건물.

야산을 떠돌던 유기견들이 묶여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접근하자 바짝 긴장해 짖어대지만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7마리 가운데 5마리의 목 언저리에서 예리한 칼자국이 발견됩니다.

성대 제거 수술 흔적입니다.

외모도 특이합니다.

수술을 위해 엉덩이와 다리털을 면도한 자국이 뚜렷합니다.

이 개의 이름은 마루인데요, 성대 수술과 슬개골 탈구 교정술 등 최소 5건 이상의 외과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한 사람은 울릉군의 가축 방역과 진료 업무를 책임지는 안 모 수의사.

안 씨는 치료 목적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안 모 씨/수의사]
″내 개가 아픈데 치료를 하지 그걸 방치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주장은 다릅니다.

수술 연습을 위해 떠돌이 개들을 수술대에 올렸다는 의혹입니다.

[주민]
″(개 이름이) 왜 마루냐고 물어보니까 ′마루타′의 준말이라고…다리 수술을 할 건데, 쟤는 어제 수술했고, 그럼 오늘 요놈 데리고 가서 다리 (수술) 해야겠네…″

[주민]
″작은 개는 잘 모르니까 실험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발견됩니다.

안 씨는 수술을 위해 진단을 했는지, 어떤 수술을 몇 마리에게 했는지 기록을 단 한 건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명백한 수의사법 위반입니다.

[안 모 씨/수의사]
″매일 보는 개를 진료 차트 써서 기억할 이유가 없는 거죠. 절차상으로는 사실은 자세히 몰랐습니다.″

울릉군과 협약을 맺고 안 씨가 운영 중인 울릉도 유일의 유기동물보호소도 보호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판자로 만든 허름한 개집 몇 개가 전부, 안 씨는 수술 후 개들을 다시 유기했습니다.

경찰은 안 씨의 동물병원과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술을 받다 여러 마리가 희생됐다는 의혹도 규명 대상입니다.

[경찰 관계자]
″수술하고 오잖아요. (목격자들은) 이틀인가 하루 정도 있다가 죽었다고 이렇게 진술하는데 수의사하고 공무원들은 안락사시켰다고…″

치료 목적이 아닌 수술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는 행위는 명백한 학대로 동물보호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