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민수

파키스탄서 SNS스타 여동생 친오빠가 살해, '명예살인' 논란

입력 | 2016-07-1820:32   수정 |2016-07-1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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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슬람 문화에 반발하는 개방적인 언행으로 SNS 스타가 됐던 한 파키스탄의 여성이 친오빠에게 살해당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집안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한다는 이른바 명예살인이었는데요.

서민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대 여성 찬딜 발로치는 보수적인 파키스탄에서 튀는 언행으로 소셜미디어 스타가 됐습니다.

크리켓 대회에서 파키스탄이 우승하면 알몸으로 춤을 추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찬딜 발로치]
(크리켓에서 이기면 왜 옷을 벗겠다고 했죠?)
″내가 아름다우니까요.″

호텔 방에서 유명 성직자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발로치가 지난 15일 자택에서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됐는데, 범인은 그녀의 오빠로 밝혀졌습니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살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살인 용의자/발로치 오빠]
(후회하나요?)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발로치는 살해당한 바로 그날에도 ″그만두라는 협박에 맞서 싸우겠다″는 글을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예살인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에선 지난해에만 천 명이 넘는 여성이 명예살인에 의해 희생됐는데 최근에는 어머니가 집 안의 허락을 받지 않고 결혼한 딸을 화형시킨 사건도 있었습니다.

명예살인을 자행한 범인이 희생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을 경우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관습도 아직 지켜지고 있습니다.

명예살인을 처벌하는 법안도 만들어졌지만, 가족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 의회에서 발이 묶여 있습니다.

방콕에서 MBC뉴스 서민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