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기주

계단 노숙에 130명 공용 변기, '콩나물시루' 필리핀 감옥

입력 | 2016-08-0120:25   수정 |2016-08-0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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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6개월 안에 범죄와 부패를 뿌리뽑겠다고 예고했던 투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지율은 90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는데, 범법자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이면서 감옥은 말 그대로 콩나물시루로 변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필리핀 마닐라의 한 교도소.

수백 명의 수감자들이 농구장 바닥에 뒤엉켜 잠을 청합니다.

다른 수감자들은 계단에서 다리도 못 펴고 다닥다닥 붙어 누워 있습니다.

그마저도 공간이 부족해 교대로 자야 합니다.

[교도소 수감자]
″2인실인데 23명이 지내요. 대부분 바닥에서 그냥 잡니다.″

이 교도소는 수용 규모가 8백 명인데 최근 수감자가 3천8백 명까지 늘어, 변기 1개를 130명이 써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필리핀에서 체포된 마약 사범은 4천여 명.

즉결 처형된 마약 사범만 3백 명이 넘고, 겁을 먹고 자수한 인원도 14만여 명에 이릅니다.

즉결 처형에 대해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최후의 마약범이 검거돼 땅에 묻힐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치안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면서, 시민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젤리나 타블란/마닐라 시민]
″순찰이 강화되면서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졌습니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대해서는 중국에 먼저 대화를 제의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외교 수완까지 발휘한 두테르테 대통령.

신드롬에 가까울 만큼 큰 인기를 끌면서 취임 한 달 만에 지지율이 90%를 넘어섰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