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곽동건

이 악문 우사인 볼트, 세계신기록 발목 잡은 '비'

입력 | 2016-08-1920:13   수정 |2016-08-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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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남자 200m 결승과 어제 준결승 장면입니다.

볼트는 어제와 달리 오늘 결승에서 전력을 다해 달리고도 어제와 똑같은 19.78초를 기록했습니다.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겠다고 공언했던 볼트.

날씨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0m 결승에 전념하겠다며 계주 예선에도 빠진 볼트.

어제 준결승 때와 똑같은 0.156초의 반응 속도로 출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볼트처럼 키 큰 선수가 몸의 균형을 잡는데 유리하다는 6레인에서 뛰었고 준결승처럼 곁눈질을 하거나 속도를 늦추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100m 이후 직선구간에서 폭발적인 가속이 없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나갔어야 되는데, 못 나가고 있습니다.″

끝까지 전력질주를 하고도 설렁설렁 대충 뛴 어제와 똑같은 기록.

문제는 경기 직전 쏟아진 소나기였습니다.

경기 중에도 옅은 빗방울이 흩날리면서 기온은 내려갔고 습도는 80%까지 올라갔는데 이런 조건에선 근육이 미세하게 수축돼 최상의 기량이 나오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19초 대 기록을 자랑하는 나머지 선수들은 아예 20초 안에 들어오지도 못했습니다.

젖어버린 트랙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트랙이 물기를 머금어 딱딱해진데다, 표면에 수막까지 생기면서 미끄러워 추진력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겁니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대표팀]
″나는 정말 빨리 달리고 싶었습니다. 정말로요. 그런데 몸이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볼트는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밝혔지만 내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참가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볼트가 오늘 놓친 신기록에 또다시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