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민화

설계도도 없는 리모델링, 드러나는 사고 원인

입력 | 2016-08-2920:21   수정 |2016-08-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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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남 진주 건물 붕괴사고로 매몰됐던 3명 중 1명이 14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하지만 2명은 결국 목숨을 잃었는데요.

경찰이 현장감식을 시작하면서 사고 원인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천천히, 어우 살았습니다.″

새벽 1시 10분, 건물 3층 천장이 통째로 무너진 현장에서 구조대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잠시 뒤 잔해 더미에 매몰됐던 45살 고 모 씨가 극적으로 구조됩니다.

붕괴된 지 14시간만입니다.

[김순열/진주소방서 구조대장]
″안에 계십니까? 제 말 들립니까? 먼저 물었습니다. 물으니까 안에서 네, 안에 있습니다.″

인명 구조견이 인기척을 확인했지만 추가 붕괴 우려 때문에 구조대원들은 일일이 손으로 잔해를 걷어냈습니다.

마지막 생존자는 이처럼 30Cm 기둥이 무너져내린 천장을 견딜 수 있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고 씨는 ″작업 중 담배를 피우려고 벽 쪽으로 가는 순간 무너졌는데 다행히 공간이 생겨 살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함께 매몰됐던 55살 강 모 씨와 43살 김 모 씨는 모두 숨졌습니다.

날이 밝자 경찰과 국과수는 곧바로 현장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무너진 3층 자리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철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건물 2층까지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확인됐지만 무너진 3층과 4층 옥탑방은 철근이 적거나 시멘트 블록과 조립식 패널로 나타났습니다.

칸막이 형태의 내벽을 철거하던 중 3층 지붕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보입니다.

44년 전에 사용승인이 난 노후 건물인데도 리모델링 공사 전에 구조진단도 하지 않았고 자치단체에 신고 역시 하지 않았습니다.

설계도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백철현/경남 진주시 안전총괄과장]
″허가나 신고절차를 밟았으면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데 그런 절차가 없어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경찰은 건축주가 무면허 업자에게 리모델링 공사를 맡긴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