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동훈

'층간 흡연' 전쟁, 물 뿌리자 소독약으로 응수

입력 | 2016-10-0520:30   수정 |2016-10-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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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층간소음만큼 아파트 위아래층 이웃 간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 바로 담배연기인데요.

물까지 뿌리며 강하게 항의하는 윗집에 화공약품으로 맞서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정동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밤 10시,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손에 뭔가를 든 남성이 현관문을 나섭니다.

3분 만에 다시 돌아온 이 남성은 1층에 사는 35살 이 모 씨.

손에 쥔 건 분무기였습니다.

심한 악취가 나는 용액을 분무기에 담아 이곳 2층 베란다를 향해 뿌린 겁니다.

제초제나 소독약에 쓰이는 ′크레솔′이라는 화공약품이었습니다.

[경비원]
″소독약이라 그러더라고. 냄새 나긴 났어요. 소독약 그런 냄새죠, 뭐…″

발단은 담배연기 때문이었습니다.

1층 주민, 이 씨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환기구를 타고 담배 연기가 올라온다며 2층 주민은 1층 베란다로 물을 뿌렸습니다.

[인근 주민]
″2층에서 새벽에 물청소를 막 해서, 1층에서 또 경비실로 연락이 갔대요. 물이 난데없이 들어왔는지….″

결국, 이 씨는 윗집에 앙갚음을 하려고 2층 베란다의 열린 창문 틈으로 역겨운 냄새가 나는 약품을 분무기로 뿌린 겁니다.

최근 5년간 공동주택에서 간접흡연 피해를 봤다는 신고는 1천5백여 건입니다.

[아파트 주민]
″화장실에서 피우면 화장실 쪽으로 (냄새가) 올라올 때도 있고, 창문으로 올라올 때도 있고….″

정부는 내년에 ′층간 흡연′을 규제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자기 집안에서 피는 담배를 규제할 수 있는지 반론도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