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태연

11년 만에 반복된 화재, 서문시장 피해 왜 컸나?

입력 | 2016-11-3020:26   수정 |2016-11-3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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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문시장은 조선 시대 때 생긴 영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입니다.

규모만큼, 오늘 불 뿐만 아니라 대형화재와 악연이 많았습니다.

11년 전, 2지구에서 큰불이 나서 사흘 동안 불길이 계속됐는데요.

당시 1천1백여 개 점포가 불에 타 600억 원 넘는 재산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대형 화재에 상인들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한태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이 나기 전 서문시장 4지구 상가는 천장은 물론 비좁은 통로에도 한복과 원단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체 상가의 70% 정도가 의류를 취급하고 나머지도 이불, 침구 등을 파는 곳입니다.

새벽 시간 불이 나자 상점 자체가 거대한 불쏘시개로 변한 겁니다.

지은 지 40년 된 낡은 4층 건물엔 방화벽이 아예 없었습니다.

불길의 방향을 따라 순차적으로 작동하게 만들어진 1천 300여 개의 스프링클러는 무차별적으로 번진 강한 불길 앞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배용래/대구 중부소방서장]
″시장 건물은 스프링클러 헤드 30개가 동시에 터졌을 때 최소 20분간 물을 쏟아낼 수 있는 그런 기준으로 돼 있습니다.″

워낙 대형 화재가 잦아 시장 안에 119 안전센터가 설치됐지만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길을 잡을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여기에 좁은 골목과 유독성 연기는 진화작업을 더디게 했습니다.

11년 전 화재와 너무도 빼닮은 상황에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임철훈/시장상인]
″처음에 들었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는 뭐 불이 다 나버리니까... 건질 기대도 없으니까...″

상인들 대부분은 화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