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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불 꺼진 조선소, 해체되는 크레인 '조선업의 눈물'
입력 | 2016-12-2620:37 수정 |2016-12-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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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남의 한 조선소에서 위용을 드러내던 105m짜리 크레인입니다.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8년 270억 원을 들여 세웠는데요.
이제 조각조각 해체돼 해외에 헐값에 팔립니다.
조선업의 몰락으로 임금체불과 실직자가 크게 늘면서 지역경제는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상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허허벌판으로 변한 조선소에 홀로 덩그러니 남은 초대형 크레인.
105미터 높이에 무게 3,200톤, 몸값만 270억 원인 조선소 핵심자산으로 철거작업이 한창입니다.
사겠단 사람이 없어 30억 원까지 떨어진 애물단지 크레인은 루마니아에 헐값으로 넘어갔습니다.
[창원시 관계자]
″(루마니아 조선소가) 해체단계에 따라서 금액을 얼마씩 얼마씩 나눠서 주겠다고….″
지난 2002년 스웨덴 ′말뫼′ 조선소의 크레인이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겨졌을 때 붙여진 ′말뫼의 눈물′이 우리나라에서 재연된 겁니다.
대표적인 조선도시 거제시.
조선업 희망센터는 실직자들로 북적입니다.
[김 모 씨/조선업 실직자]
″50대 후반인 사람들은 당분간 좀…. (빈손이라) 집에 가기 힘들죠.″
더욱 힘든 건 협력업체 직원들.
원룸 옥탑방을 겨우 얻은 이 모 씨는 지난 석 달간 일자리를 두 번 잃었습니다.
[이 모 씨/조선소 협력업체 직원]
″지금 들어가는 회사도 또 언제 원청에서 ′그만 하시오′하면 또 나가야 하는 입장이고….″
끼니때면 줄을 섰던 식당은 손님 구경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함영리/식당 사장]
″(손님이) 어쩌다가 한두 테이블 정도…. (예전엔 식당 직원만) 한 서너 명 정도 있었고. 2교대로 했는데….″
조선소 직원들이 묵었던 원룸, 빌라마다 텅텅 비어 불켜진 곳을 찾는 게 쉬울 정도입니다.
지난달까지 조선소에서 3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고, 임금체불액은 787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조선업의 위기가 서민들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