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호

헌병대 병사, 후임병 겨냥 '러시안룰렛' 가혹행위

입력 | 2016-12-2920:27   수정 |2016-12-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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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병영 내 가혹행위, 이젠 뿌리가 뽑힐 만도 한데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권총을 갖고, 영화에서나 봄 직한 이른바 러시아룰렛 게임으로 후임병들을 괴롭힌 헌병이 적발됐습니다.

김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해군 모 부대 헌병대 소속 A 상병은 지난 9월, 후임 B 일병에게 경계 근무용 권총으로 게임을 하자고 요구했습니다.

회전식 탄창에 탄환 한 발을 장전한 뒤 쏘는 ′러시안룰렛′이었습니다.

실탄 사격은 안 되지만 공포탄과 고무탄, 가스탄 등 5발이 들어가는 회전식 탄창에 A 상병은 1발을 장전한 뒤, 1미터 앞 B 일병의 몸을 겨냥하고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발사는 되지 않아 외상은 없었지만 겁에 질린 B 일병은 이후 심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군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는 해군 헌병대에서 그것도 부대 경계 근무 중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신종우/국방안보포럼(예비역 중령)]
″공포탄이라도 해도 가까운 거리에서 쏘면 심한 부상을 입을 수 있고, 경계 근무용 고무탄 역시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A 상병은 10월에도 K-1 소총으로 다른 후임병의 목을 겨누고 또 ′공포의 게임′을 계속했고,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대검으로 후임의 손가락 사이를 내려찍기도 했습니다.

[장욱/해군본부 공보담당 중령]
″가해 병사는 초병 특수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입니다. 군은 조사 결과에 따라 가해자를 엄중 조치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육해공군에서 적발된 가혹행위는 1만 5천여 건, 올해도 6월까지 6천300여 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군 당국은 병영 문화 혁신을 다짐하고 있지만 고질적 악습은 여전히 뿌리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