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윤성철

횡단보도 설치로 '시끌', 보행권·지하상가 생존권 충돌

입력 | 2016-03-0206:43   수정 |2016-03-0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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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길을 건너야 하는데 횡단보도가 없어서 답답했던 적 있으시죠.

그냥 쓱 그리면 해결될 것 같지만 여기도 이해관계가 첨예합니다.

보행권 그리고 상인들의 생존권 사이에 놓인 횡단보도 문제, 윤성철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 리포트 ▶

어슴푸레 동이 트고, 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되자 서울 동대문시장 앞 8차선 도로에서 목숨을 건 무단횡단이 시작됩니다.

수십 명씩 무리 지어 차량 사이를 요리조리 지나가고, 중앙선에 갇혀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보행자들의 불편이 크지만 이 구간에 횡단보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번번이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지하상가 상인들이 유동 인구가 주는 걸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2만 명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울 명동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용 가방을 손에 들고 100개에 달하는 명동 지하상가 계단을 오르내립니다.

횡단보도가 있으면 30초면 건널 수 있는 거리지만 세 배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서울시는 명동과 인근 백화점을 가로지르는 횡단보도 설치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번에는 지하상가 상인들이 울상입니다.

매출을 걱정하는 겁니다.

실제 2백여 개 상가가 입주한 인근 ′회현 지하쇼핑센터′의 경우 지난 10년 사이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주장합니다.

보행권과 상인들의 생존권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