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재현

경찰에 출입문 비밀번호 '쉬쉬', 인사혁신처 거짓해명

입력 | 2016-04-0807:08   수정 |2016-04-0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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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공무원 시험 응시생 정부청사 침입사건.

경찰이 단독범행 사건으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인사혁신처는 뚫린 것도 문제지만 초기 대응이 안일했던 데다가 사건 이후의 해명도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재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험성적을 조작한 송 모 씨는 출입문에 설치된 잠금장치에 비밀번호를 정확히 입력하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알고 보니 비밀번호는 채용관리과 사무실 문 모서리에 적혀 있었습니다.

청소 용역직원들이 출입문에 비밀번호를 적어뒀던 겁니다.

인사혁신처는 이 사실을 알고도 수사를 의뢰하면서 경찰에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인사혁신처는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보안 규정을 모두 지켰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서종/인사혁신처 차장](지난 6일)
″정해진 보안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절차들을 다 거쳐서 들어가게끔 되어 있는데 그런 절차를 다 이행을 했는데.″

이 말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공공기관 컴퓨터는 컴퓨터를 켤 때와 윈도우를 구동할 때, 중요 문서까지 3단계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하는데, 경찰 조사 결과 이 중 켤 때와 문서 암호, 두 단계의 비밀번호를 아예 설정조차 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사혁신처가 사무실에 누군가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아챈 건 지난달 28일입니다.

송 씨가 처음 침입을 시도한 지 이미 한 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는 자체 조사를 한다며 나흘이란 시간을 흘려보냈고 지난 1일이 돼서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밤, 인사혁신처 담당사무관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시간에도 송 씨는 훔친 신분증을 갖고 정부청사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제때 신고만 됐어도 송 씨를 현장에서 붙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

한편, 정부 서울청사 앞은 신분증 육안 확인이 중단되고 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출근한 공무원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