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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 '하얀 비극', 미신의 희생양 아프리카 알비노

입력 | 2017-04-1816:55   수정 |2017-04-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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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탄자니아 아이들.

흑인이지만 선천적으로 색소가 부족해 온몸이 하얀 알비노들입니다.

그런데 아이들 모두 손가락이 잘리거나 팔이 잘려 없습니다.

미국에 온 것도 2년 전 맞춘 의수가 작아져 새로 제작하기 위한 것.

이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엘리사 몬탄티/세계의료구호기금 대표]
″고의적으로 공격을 받은 겁니다.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고향 탄자니아에서 느닷없이 들이닥친 괴한들에 팔과 다리를 잃었습니다.

[바라카]
″사람들이 엄마 머리를 때리고, 흉기를 가져와 내 손을 잘랐어요.″

[카불라]
″그들이 내 팔을 팔아먹었는지 그냥 버렸는지 나는 몰라요.″

탄자니아에서 알비노들이 끔찍한 테러를 당하는 이유는 허무맹랑한 미신 때문입니다.

알비노의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겁니다.

[말레나 루스/아프리카 자선단체]
″모든 비극은 알비노의 다리나 신체를 갖고 있으면 부자가 된다는 미신에서 비롯됩니다.″

주술사들은 알비노의 피부나 뼈, 머리카락을 넣은 약을 만병통치약이라고 선전하며 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알비노의 시신이나 신체는 암시장에서 우리 돈 수천만 원에 거래됩니다.

UN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15년간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알비노만 최소 75명.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알비노들은 일반 사회에 섞이지 못한 채 외딴섬에 숨어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안전한 집′이라 불리는 기숙학교에서 먹고 자며 24시간 보호를 받습니다.

[제프리/교사]
″알비노에 대한 공격이 많아 지역당국이 알비노 아이들을 이곳에 안전하게 모아놨어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숨어 살 수만은 없는 노릇.

언젠가는 세상 밖으로 나가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게 알비노들의 소망입니다.

그래서 알비노들은 ′하얀 흑인′은 선천성 유전질환일 뿐이며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프리카 사회에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세파트/알비노]
″교육만이 차별을 없애고 우리와 사람들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괴물 취급을 받으며 불안에 떠는 대신 그저 사람으로 인정받는 게 소원이라는 알비노들.

이들은 자신들의 외침에 국제사회도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