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M이용주

"학교가 무섭다" 자살 중학생 메모에 '학교 폭력' 재수사

입력 | 2017-07-3116:27   수정 |2017-07-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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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울산에서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이 단순 자살 사건으로 처리했는데요.

숨진 학생이 남긴 메모가 발견되면서 동급생들의 학교 폭력 여부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용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울산의 한 중학교 1학년생이던 이 모 군이 학교 3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사투리를 안 쓴다며 놀리고 자신을 때리는 데 스트레스를 받은 겁니다.

이후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렸지만 가해학생들에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군은 결국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고 두 달 뒤 공부방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변사로 처리했습니다.

[중학교 관계자]
″시청(학교폭력 재심의)에서 기각됐잖아요. 우리 행정적으로 한두 개 실수는 몇 개 있겠지만 은폐 축소하는 건 없었고요.″

하지만 최근 이 군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 2장이 집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학교가 무섭고 친구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며 죽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석근/故 이 모 군 아버지]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을 때, 그날뿐만 아니고 그전부터 애들이 괴롭힌 거예요. 다른 애들이….″

이 군의 자살 배경에 학교폭력 사건이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청은 울산에 청소년 전담 수사관을 파견했습니다.

경찰은 이 군의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사건 발생 40일 만에 단순 변사에서 학교폭력 사건으로 뒤집고 뒤늦게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