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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구제역 여파? 유별난 선호도? '비싸진 삼겹살'
입력 | 2017-03-0317:48 수정 |2017-03-0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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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3월 3일, 3이 두 번 들어간 오늘은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만든 일명 ′삼겹살데이′입니다.
유통업계는 오늘 다양한 할인 행사를 열었는데요.
이브닝뉴스 취재팀이 직접 다녀왔습니다.
먼저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에 손님들이 북적입니다.
구이용 삼겹살과 목살이 평상시의 반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여기가 세일입니다. 삼겹이랑 목살이고요. 자 40%예요.″
최고 인기 품목은 역시 삼겹살.
오늘만큼은 부담 없이 두세 덩이씩 집어듭니다.
[박춘화(59)]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두 번, 저희 아들 같은 경우는 진짜 삼겹살 좋아하거든요.″
[이정숙(60)]
″(가격이) 20%는 오른 것 같기는 한데 안 먹을 수는 없잖아요. 식구들이 좋아하니까….″
[김지은(31)]
″한 달에 너덧 번 정도는 먹고 있는데 요즘 삼겹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가지고 사더라도 많이는 못 샀거든요.″
[장양호(66)]
″오늘은 절반 이하 가격으로 해서 좀 많이 구입해서 두고 남는 건 냉동시켜서 다시 먹게 그렇게 하려고….″
삼겹살데이를 맞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 ′한돈몰′에서도 주말까지 각종 브랜드 삼겹살 등 신선육을 시중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삼겹살 가격이 늘 저렴하면 좋겠지만 최근 들어 삼겹살 가격이 많이 올라서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더 팍팍해졌는데요.
우리 국민의 유별난 삼겹살 사랑도 가격이 오르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나라 국민들의 돼지고기 사랑,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죠?
한 사람이 1년에 23.3kg의 돼지고기를 섭취하고 있는데요.
OECD 국가의 평균과 비교하면 1.4 kg 더 먹고 있을 뿐만 아니라 5년 전에 비해서 22% 이상 늘었습니다.
국민 10명 중 3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답했는데요.
돼지고기 가운데서도 특히 인기가 좋은 부위는 바로 삼겹살입니다.
다른 부위에 비해 압도적으로 선호도가 높은데요.
문제는 이 그림에서 보듯이 실제로 돼지 1마리를 도축했을 때 나오는 삼겹살은 전체 살코기의 20%가 채 안 되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지난해에만 15만 톤에 이르는 삼겹살이 외국에서 수입됐는데요.
하지만 국산 삼겹살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가격이 나날이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 농수산식품 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삼겹살 1kg당 소매가격은 1만 8천 원 정도였는데요.
평년에 비해 19% 가까이 비쌌습니다.
일부 중소형 마트에서는 이보다 더 비싼, kg당 2만 4천 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4인 가족이 삼겹살을 먹는다고 했을 때 2근, 그러니까 1.2kg을 구입하면, 2만 2천 5백 원에서 2만 8천 8백 원이니까 그렇게 만만한 가격은 아닌 거죠.
이렇게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데에는 최근 구제역 때문에 일부 지역에 있는 소와 돼지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하면서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었고, 두 번째로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쇠고기보다는 저렴한 돼지고기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도 이유로 꼽힙니다.
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나들이가 시작되면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겹살 가격의 상승세는 여름까지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삼겹살이 우리나라에서 처음부터 돼지고기의 가장 인기있는 부위였던 건 아닙니다.
삼겹살 구이가 대중화된 건 1980년대부터라고 하는데요.
양돈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일본에 돈가스용 돼지 등심과 안심을 수출하고 남은 부위인 삼겹살이 국내에서 많이 팔리기 시작했고요.
90년대 외식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동네마다 고기를 구워먹는 ′식육식당′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삼겹살 대중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지난해엔 이른바 ′고지방 다이어트′가 등장해서, 삼겹살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지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삼겹살 기름에 몸에 나쁜 포화지방도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진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방 함유량이 적은 다른 부위도 조리법에 따라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돼지고기 중에서도 비인기 부위로 꼽히는 뒷다리 살입니다.
구이용으로 인기 많은 삼겹살과 목살, 돈가스용으로 팔리는 등심, 안심에 비해 다릿살은 육질이 퍽퍽하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습니다.
외면받는 만큼 맛도 없을까, 삼겹살과 앞다리 살 수육을 비교해봤습니다.
지방과 살코기를 비슷한 비율로 잘라 주부 6명이 시식한 결과, 3명이 두 부위를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맛과 육질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먼저 돼지고기를 맛있게 굽는 방법부터 알아볼까요?
흔히 돼지고기는 바싹 익혀 먹어야 된다고 하지만, 위생 관리가 잘 되지 않던 옛날 얘기고요.
맛있게 먹으려면 230도에서 260도 사이의 온도에서 겉을 익히고 속에는 약간 붉은 기운이 남을 정도로 80% 정도만 익혀야 육즙이 살아있어 더 맛있다고 합니다.
삼겹살보다 지방 함량이 낮아서 주로 찌개용으로 이용되는 앞다리 살이나 뒷다리 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돼지비계를 먼저 구워서 돼지 지방의 고소한 맛을 더하고 지방이 적은 만큼 삼겹살을 구울 때보다는 낮은 온도에서 구워주면 됩니다.
이렇게 구우면 삼겹살 못지않은 맛이 나는 데다, 가격은 절반에, 지방 함량도 낮아 경제적으로도, 건강상으로도 훨씬 이득이라고 합니다.
◀ 앵커 ▶
최근에는 돼지 품종이 다양해지면서 돼지고기에도 고급화, 차별화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관련 보도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식당 한 편에 마련된 숯불에서 고기를 한 번 구워냅니다.
이후 손님들 자리로 옮겨 다시 한 번 굽습니다.
스페인산 흑돼지인 이베리코 돼지고기인데 센 불에 초벌구이를 해 육즙을 유지하는 겁니다.
[김새실]
″국산 돼지고기에 비해서 조금 더 촉촉한 것 같고요. 씹을 때 좀 쫄깃쫄깃한 맛도 있어가지고″
국내산 돼지고기에 비해 10% 정도 가격은 싼 반면 맛은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문 취급점이 늘고 있습니다.
얇게 썬 흑돼지를 데쳐서 얹은 샐러드, 채소 찜, 소금구이, 돈가스까지.
제주 흑돼지의 원조격인 순종 버크셔 흑돼지로 만들었습니다.
[유영민/버크셔 돼지 유통회사 대표]
″미식 문화가 발달된 일본이나 스페인에서 가장 각광받는 돼지고기가 순종 흑돼지입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얼룩무늬 돼지도 버크셔 흑돼지와 교배시켜 고기 질을 높였습니다.
[이일주/얼룩무늬 돼지 개발 박사]
″일반 돼지고기보다 육즙이 10% 이상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산지보다는 품질과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토종 돼지를 개량하고 사육 환경을 바꿔 질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