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이진희

[특파원 레이더] 수영장에서 '실례'하는 사람 많다

입력 | 2017-03-1417:52   수정 |2017-03-1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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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수영장이나 물놀이 공원을 이용하는 분들 중에서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걱정하는 분들 많으시죠.

캐나다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 모든 수영장 물에 상당한 양의 소변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에서 이진희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캐나다에서 수영장 31곳을 조사했더니 모든 곳에서 사람의 소변이 검출됐습니다.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연구진은 사람의 소변에서 검출되는 인공감미료, ACE의 농도를 조사해 수영장 물에 포함된 소변의 양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올림픽 규격 수영장의 1/3 정도 크기의 수영장엔 평균적으로 75리터의 오줌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니스트 블래슬리/퍼듀대학교 화학과 교수]
″모든 사람이 소변을 보지는 않지만 1인당 평균 그 정도의 오줌을 수영장에 남기는 셈입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수영장 이용자 한 명은 평균 30밀리리터에서 80밀리리터의 소변을 수영장에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선 미국인 5명 중 1명이 수영장에 소변을 본다고 답했고,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도 수영장 물에서 소변을 본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수영장에 포함된 소변 자체는 무균상태라 위생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소변이 염소 소독제와 만나면 매우 독성이 강한 염화 시안이라는 화학물질을 만들어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징팡 리/연구 논문 저자]
″소변은 화학 반응 속도가 매우 빨라서 염소와 닿으면 즉시 반응합니다.″

이 물질은 호흡기를 자극해 천식 등을 악화시키고, 피부와 눈에도 자극반응을 일으킵니다.

[어니스트 블래슬리 퍼듀대학교 화학과 교수]
″염화시안은 매우 독성이 강한 화학 물질로 과거에 화학전 무기 원료로 사용된 적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매년 수천 개의 수영장과 물놀이 시설이 수질 문제로 강제 영업 정지를 당하고 있습니다.

수영장에 몰래 소변을 보는 건, 자신과 타인의 건강을 해치는 행위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이번 조사를 진행한 연구진은 강조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이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