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전재호

[특파원 레이더] '지옥철' 된 일본 지하철, 성추행범 기승

입력 | 2017-06-3020:45   수정 |2017-06-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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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도 출퇴근길 지하철은 지옥철로 불릴 정도로 혼잡하다고 합니다.

만원 지하철에서 여성을 추행하던 남성들이 최근 잇따라 선로로 뛰어내려 도망가면서 사망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도쿄 전재호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도쿄 이케부쿠로역 안에 경보음이 울려 퍼집니다.

한 남성이 선로로 뛰어든 겁니다.

열차가 오는 방향으로 내달리는 남성.

이 남성은 만원 전철 안에서 한 여성과 신체 접촉이 있었고 전철에서 내린 여성이 치한이라며 경찰을 부르려 하자, 여성을 밀치고 선로로 달아난 겁니다.

선로에 뛰어든 남성 때문에 전철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근길 3만 2천여 명의 발이 묶여버렸습니다.

[역무원]
″선로에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다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한이 선로로 달아나는 일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5-6건씩 일어납니다.

역시 만원전철에서 불미스런 접촉을 했다가 치한으로 지목돼 선로로 달아났던 남성.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일본에서 빽빽한 인파에 숨어 성추행을 하다, 검거되는 사람은 한해 4천여 명.

달아나는 경우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아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하철 이용객]
″역 사무실로 연행되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치한을 막기 위해 관계 당국은 내년 봄까지 전철 내부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남성들은 치한으로 몰리는 것이 억울하다며, 남성 전용칸 설치도 인터넷 상에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 지옥철로 유명한 일본 전철의 혼잡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원치않는 접촉으로 인한 혼란도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전재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