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수

[뉴스플러스] 운동만 잘해라? 엘리트 체육의 그늘

입력 | 2017-01-2620:40   수정 |2017-01-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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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계 10대 스포츠 강국을 일군 건 우리 선수들의 땀방울이죠.

하지만, 이런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 많습니다.

운동에만 매달리다 보니 학교를 나와 사회로 나서면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엘리트 육성에 초점을 맞춘 우리 체육 교육을 짚어봤습니다.

먼저 이지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활시위를 당긴 팔은 부들부들 떨리고, 악 다문 입술에선 신음이 새어나옵니다.

어깨근육을 단련시키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양궁부원들입니다.

과녁이 누더기가 될 정도로 쏴온 화살은 하루에도 수백 발.

집중을 하기 위해 조명도 껐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화살은 과녁을 향해 날아옵니다.

매일 밤 10시까지, 주 6일.

고통스러운 체력훈련은 계속됩니다.

이들이 꿈꾸는 것은 오직 단 하나.

′금메달′입니다.

[성동주/양궁선수(1학년)]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따서 애국가를 울리고 싶어요.″

하지만, 학교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건 늘 마음에 걸립니다.

[김준혁/양궁선수(2학년)]
″저희가 평소에 배운 게 좀 적다 보니까 수업하면서 진도 같은 것도 많이 못 따라가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감은 더 심합니다.

[권진우/양궁선수(2학년)]
″메달 못 따면 대학도 못 갈 것 같고 불안하고, 졸업하면 할 것도 없고….″

대학이 주최하는 대회의 3분의 2 이상이 학기 중에 열리고, 20%는 시험기간에 진행되는 점도 학업을 병행하기 힘든 이유입니다.

또래들처럼 자연스레 인간관계를 형성하거나, 학업 능력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운동을 그만두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습니다.

[장윤헌/재무설계사(전 사격선수)]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지나가는 버스에 쓰여 있는 간판, 홍보…. 영어로 된 글귀조차 읽지를 못했으니까….″

운동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다 보니 은퇴선수 가운데 체육계에 남은 경우는 25%에 불과한 반면, 35%는 직업을 갖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