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주

[현장M출동] 폐교하면 인센티브? 학교 통폐합 곳곳 충돌

입력 | 2017-02-0520:28   수정 |2017-02-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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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전국 각지에서 학교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구 서부 교육지원청 앞.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청사에 들어가려다 경찰과 충돌이 빚어집니다.

[대동초등학교 학부모]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과 학부모인데 왜 교육감님 마음대로 하시는 거냐고요, 엉터리야 엉터리…″

전교생이 149명인 이 초등학교는 최근 두 차례나 전국 100대 우수학교로 선정됐지만 작년 5월, 학교를 없애고 인근 초등학교와 통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전체 학부모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지만 설문조사에서 찬성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자 교육청이 노골적으로 통폐합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고 학부모들은 말합니다.

[이예림/5학년]
″교감 선생님이 저를 불러서 찬반 설문지를 다시 주면서 찬성에 표시하라고 시켰어요.″

제주도 여행을 시켜주고 옷까지 줬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입니다.

[이홍매/6학년 학부모]
″황당했죠. 애들이 ′엄마, 나 제주도 가고 방한복 받아서 학교 팔아먹는 거 아니냐′고…″

교육청 측은 결과적으로 학부모 3분의 2 동의를 얻은 만큼 통폐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작년 10월 처음으로 통폐합을 언급했던 대전시 교육청은 불과 두 달 만에 이를 공식 확정했습니다.

[전옥경/학부모]
″반대하는 사람 많아서 추진 안 되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렇게 큰 걱정 안 했어요, 처음엔.″

학부모들은 정부가 통폐합을 성사시키면 주는 인센티브 30억 원 때문에 대전시 교육청이 졸속으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전시 교육청 관계자]
″대전 같은 경우 통폐합 실적이 전무해요. 2010년 이후로 안 했고, 그러다 보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교육부 점검이나 평가를 받거든요.″

교육부는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 때문에 학교 통폐합은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생 수만 잣대로 삼은 일방적인 통폐합은 교육현장의 갈등만 부추기는 만큼 지역 실정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