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덕영

[이슈클릭] 요양원도 혐오시설? "우리 동네엔 안 돼"

입력 | 2017-02-2020:26   수정 |2017-02-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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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 동네엔 안 돼.″

님비 현상이라고 하죠.

악취나 소음 등으로 이른바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걸 주민들이 반대하는 건데,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이 요즘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 곳곳이 시끄럽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인근에 대규모 택지가 개발되면서 식당과 빌라 등 건물 신축이 한창인 마을.

그런데 마을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아 있는 부지가 눈에 띕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3층짜리 요양원이 들어설 자리였지만 아직 첫 삽도 못 떴습니다.

주민들 반대 때문입니다.

공사장 입구에는 컨테이너까지 설치했습니다.

[강남희/능안마을 노인회장]
″말이 요양시설이죠, 노인네 환자들 오면 맨날 119 드나들고 환자도 실어나가게 되고…″

부지에서 600~700미터 떨어져 있는 도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라도 요양원은 안 된다며 시위에 나선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이구호/마을 주민]
″여기 종산이 저희 것이 48만 평이 있어요. 그것을 보호하고 동네를 좀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서요.″

시는 절차에 하자가 없다며 건축허가를 내주고도 주민 반대에는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고, 결국 건축주는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공사업체 관계자]
″여기 땅값 내려간다고 그러네요. 혐오시설이 아닌데 어차피 우리도 나이 먹으면 가야 하는 거고…″

다 지어놓고 못 쓰다시피 하는 곳도 있습니다.

건물 2개 동에 정원이 18명인 이 요양원은 준공 다섯 달 만에 겨우 환자 한 명을 받았습니다.

승인 절차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갈등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권완종/충북 괴산군 앵천리 이장]
″(시설주는) 자기가 살기 위해서 왔다고 저희를 기만하고… 전기가 안 들어와 있는데 이게 (승인)됐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기본적인 거잖아요. 그런 게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박상규/노인 요양원 운영]
″님비 현상, 이권 여러 가지에 의해서 못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복지국가로 갈 방법이 없다는 거죠.″

오락가락 행정으로 갈등을 키운 군청 측은 당사자들이 풀 일이라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괴산군청 관계자]
″주민들이 반대하신다 하더라도 저희가 주민의 동의를 위해서 하는 그런 사항은 아니거든요.″

빠른 고령화에 몸 불편한 노인들을 돌봐주는 요양시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이해와 행정력 부족 탓에 곳곳에서 혐오시설로 전락할 판입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