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최경재

경황없는데…사고차 기름 '슬쩍' 불까지 낸 견인차

입력 | 2017-04-0320:25   수정 |2017-04-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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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견인차 기사들이 사고차에 남은 기름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사고 운전자들이 차에 남은 기름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점을 노린 건데요.

연료통에 구멍을 뚫고 기름 훔치다가 차에 불까지 냈습니다.

최경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견인차가 사고로 찌그러진 승용차를 천천히 들어 올립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성이 전동 드릴을 들고 뒷바퀴 쪽으로 다가갑니다.

드릴로 연료통에 구멍을 뚫는 사이, 다른 남성은 플라스틱통을 차량 쪽으로 옮깁니다.

기름이 나오는 곳에 플라스틱통을 대는 순간, 갑자기 연료통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놀란 두 남성은 불붙은 드릴과 장갑을 던지고 황급히 달아납니다.

견인기사 35살 양 모 씨 등 2명이 사고 승용차에서 연료를 훔치다 전동 드릴에서 불꽃이 튀면서 불이 난 겁니다.

차에 불을 낸 양씨는 당시 119에 전화해 ″견인 고리를 차량에 걸다가 연료통을 건드려 불이 난 것 같다″며 거짓으로 신고했습니다.

[양 모 씨/견인기사]
(화재가 좀 어떻게 났는지.)
″아, 필요 없어요. 조사 다 끝난 거예요. 별거 아니에요.″

이들은 사고로 견인된 차량 운전자 대부분 견인 당시 차에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김도균/서울 송파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훔친 휘발유를 본인의 승용차에 쓰려고 했고요. 불까지 냈기 때문에 절도 미수와 실화죄로 처벌받습니다.″

양씨 등 2명을 입건한 경찰은 비슷한 수법으로 연료를 훔치는 견인기사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