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공보영

세상을 바꾸는 '한 줄 문장'의 힘…'넛지 효과' 활용

입력 | 2017-05-3019:40   수정 |2017-05-3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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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뛰지 마시오, 쓰레기 투기 금지.

도시 곳곳에 붙었던 계도문을 유머와 감성을 담아서 살짝 바꿔보니 효과가 더 좋아졌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한 줄 문장의 힘.

공보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연남동의 한 공원.

늦은 밤에도 거리 공연과 술 취한 사람들의 고성방가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받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고 있습니다.

한 공공문제 예술가가 지난해 여름부터 ′잠들고 싶다′는 주민들의 마음이 담긴 베개를 공원 곳곳에 매달아 놓은 뒤 변화가 생긴 겁니다.

[젤리장/공공소통 아티스트]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더라구요. 베개 퍼포먼스를 통해서 늦은 밤에는 조용히 해 달라는 메시지를….″

서울 마포구 쓰레기의 30% 정도가 배출되는 홍대거리, 이곳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늘 인파로 붐비는 지하철역사 앞 곳곳에 마구 버린 쓰레기가 널려 있었지만 지금은 말끔해졌습니다.

[황영빈/마포구 환경미화원]
″눈에 띄게 (쓰레기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거의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쓰레기가 많았는데….″

′이 곳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붙여놓은 한 뼘 크기의 환경미화원 스티커가 가져온 변화입니다.

[유명채]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도 무의식적으로 버리려고 할 때가 있었는데, 스티커를 보고 ′아 여기다 버리면 안 되지′ 경각심을 갖게 돼서….″

아찔하게 가파른 48m 높이의 에스컬레이터.

뛰어도 어차피 열차를 놓칠 거라는 역무원들의 걱정어린 메시지도 눈길을 끕니다.

[임정무]
″급하면 뛰게 되는데, 저런 문구 보면 한 번 더 생각해서 안 뛰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 말라는 잔소리 보다 부드러운 메시지로 선택을 유도하는 이른바 ′넛지 효과′를 적용한 것입니다.

[곽금주/서울대학교 교수]
″하라고 하면 하기 싫어지고 이러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저항의 심리를 역으로 활용하는 거죠.″

한 줄 문장이 가져온 변화를 경험한 뒤 이를 적극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넛지 효과를 부르는 디자인과 문구를 120여 개 추진했고, 각 구와 동에도 활용방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공보영입니다.